전 세계 50개 교향악단 단원들의 음악 향연 펼쳐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7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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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 ‘더 고잉홈 위크’ 개최

조성현
14개국 50개 교향악단에서 날아온 연주자들이 엿새 동안 공연을 펼친다. 비영리사단법인 ‘고잉홈 프로젝트’가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치는 ‘더 고잉홈 위크’다.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80여명이 나흘의 오케스트라 공연과 이틀의 실내악 무대를 마련했다.

“전 세계 악단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서 영감을 얻었죠. 참가 단원들 대부분이 이 오케스트라 경험이 있고요.”

연주를 위해 국내에 들어와 있는 호르니스트 김홍박(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호른 종신 수석)의 설명이다.

루세브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 아이디어를 냈고 김홍박과 김두민(전 독일 뒤셀도르프 교향악단 첼로 수석), 조성현(전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플루트 수석)이 깃발을 들었다. 오보이스트 함경, 바수니스트 유성권,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악장), 알렉상드르 바티(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종신 수석)등 각 분야 대표 솔로이스트로 활동 중인 얼굴들이 가득하다.

다섯 개 프로그램으로 펼쳐지는 엿새의 공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개막 프로그램인 이달 30, 31일 ‘봄의 제전’ 콘서트. 스트라빈스키의 문제적 대작 ‘봄의 제전’을 지휘자 없이 연주한다. 해외에도 미국의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 러시아의 페르심판스, 프랑스의 레 디소낭스, 이탈리아의 스피라 미라빌리스 등 지휘자 없는 악단들이 있지만 축제 성격의 비상설 오케스트라가 이렇게 크고 복잡한 곡을 연주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김홍박
김홍박은 “레 디소낭스가 프랑스에서 이 곡을 연주한 데서 참가 연주자들이 의욕을 얻었다.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2020년 지휘자 없이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 일이 있었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곡의 규모와 복잡성에서 차원이 다르지만 파트 연습을 많이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이 곡 해석을 의논하면서 리허설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가 악장을 맡는다.

8월 2일 공연하는 마라톤 갈라 콘서트 ‘볼레로 더 갈라’도 눈길을 끈다. 열 네 명이나 되는 협연자가 등장해 각기 다른 편성으로 연주하다가 라벨 ‘볼레로’로 끝을 맺는다. ‘볼레로’ 자체가 조용하게 시작해 점차 합주가 커지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프랑스의 지휘자 겸 클라리네티스트 브누아 윌만이 지휘봉을 든다. 8월 4일에는 후안호 메나 전 BBC 필하모닉 수석지휘자가 지휘하는 브루크너 교향곡 6번 콘서트가 열린다.

실내악 무대는 모차르트 관악 세레나데 10번 등을 연주하는 8월 1일 ‘그랑 파르티타’,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 등을 들려주는 8월 3일 ‘집으로’ 등을 마련했다. 김홍박은 “장기적인 계획은 아직 논의 중이다. 1년에 네 번 정도는 함께 무대를 마련하는 게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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