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유재하, 35년 만의 신곡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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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모습-목소리 AI로 복원
티빙 ‘얼라이브’서 11일 방영
영상-사진 적어 애먹은 작업
18일 신곡 ‘그대의…’ 뮤비도

11일 공개된 티빙 ‘얼라이브’에서 인공지능(AI)을 통해 부활한 가수 고 유재하 씨가 노래하고 있다. 티빙 제공
11일 공개된 티빙 ‘얼라이브’에서 인공지능(AI)을 통해 부활한 가수 고 유재하 씨가 노래하고 있다. 티빙 제공
가수 고 유재하 씨(1962∼1987)의 신곡이 35년 만에 나온다. ‘그대의 조각들을 담고서’라는 제목의 곡으로, 지난달 28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방영을 시작한 4부작 ‘얼라이브’의 마지막 회(18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얼라이브는 고인이 된 음악가의 뒷이야기를 나누고 인공지능(AI)으로 그의 목소리와 모습을 복원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프로그램. 얼라이브는 앞서 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고 임윤택 씨(1980∼2013)를 다루며 신곡 ‘낡은 테잎’을 공개했다.

AI로 복원한 유 씨의 가상 무대는 11일 방송에 처음 공개됐다. ‘가상 유재하’는 서울 강서구 넥센 유니버시티 내 특설 무대에서 듀오 멜로망스와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함께 불렀다. 2절 시작 부분에서 멜로망스의 오른편 공간에 홀연히 고인의 모습이 나타난 것. 정지찬과 정동환이 새로 편곡한 버전에 생전과 다름없는 목소리를 얹어 멜로망스와 화음까지 이뤘다. AI로 복원한 얼굴 모습과 움직임은 다소 어색했다. 야외 무대여서 배경과 이질감은 더 컸다. 단, 무대 바닥에 그림자의 움직임까지 만들어낸 것은 인상적이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선우 PD는 “고인의 방송 출연이 단 한 번(1987년 KBS ‘젊음의 행진’)뿐이어서 AI에 학습시킬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지인과 유족을 통해 수집한 사진도 20여 장에 불과했다. 고인의 얼굴이 특이하게 입체적이어서 촬영 각도나 일자에 따라 매우 다르게 보였는데 이 역시 AI에 학습시킬 표준값을 잡는 데 어려운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고심 끝에 제작진은 유재하와 닮은 사람을 섭외하고 특수 분장을 더했다. 광대뼈 쪽을 보완하고 눈가 애교 살을 덧붙여 윤곽과 굴곡을 덧칠해갔다. 이렇게 대역을 통해 만든 표준값을 다시 AI에 학습시켜 ‘딥 페이크’ 기법으로 완성했다. 음성 복원에는 앞서 고 김현식, 김광석 부활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퍼톤’사(社)가, 영상 복원에는 가상인간 루이를 만든 디오비스튜디오가 힘을 보탰다. 무대 영상 구현에는 트리탑파티가 함께했다.

18일 방송에서 뮤직비디오로 공개할 ‘그대의 조각들을 담고서’는 심현보 작사, 김형석 김현철 공동 작곡의 신곡. 가상 유재하의 음성이 노래한다. 이 PD는 “1987년 1집 제작에 영감을 준 인물에 대한 고인의 러브 스토리를 마지막 회에서 풀어낼 텐데 여기서 착안한 곡”이라며 “‘사랑하기 때문에’에 못 실은 가상의 마지막 곡 같은 내용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추후 디지털 음원으로도 출시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유재하#ai 복원#35년 만의 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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