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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인간·자연의 우연적 교감…참매의 시선으로 세상 이야기 쓴 헬렌 맥도널드

입력 2021-12-12 12:02업데이트 2021-12-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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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맥도널드는 “인간의 시선을 버리고 동물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반려동물이 주는 정신적 풍요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Marzena Pogorzaly


“불운하게도 우리는 환경 문제에 있어서는 끔찍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생태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잘 기록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2014년 저서 ‘메이블 이야기’로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새뮤얼존슨상과 영국 문학상 코스타상을 수상한 있는 영국의 생태 작가 헬렌 맥도널드(51)가 신간 에세이 ‘저녁의 비행’(판미동) 한국어판을 최근 출간했다. ‘메이블 이야기’는 그가 야생 참매 ‘메이블’을 길들이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로 국내에서도 2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신간에서도 그는 자신과 자연 사이의 우연적인 교감의 순간들을 섬세한 문장들로 담아냈다. 그의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어 봤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을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것들을 구하기 위해서 싸우지도 않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도시 속에서도 자연이 주는 경이와 통찰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자연 파괴에 나서는 이들은 대부분 도시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얼마 전에도 집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작은 소나무 숲이 도시와 이어지는 도로 확장 공사로 파괴됐다. 이것이 최근에 겪은 일 중 가장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야생의 풍경만이 깨달음을 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직장에서 일을 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새 한 마리를 통해서도 자연과의 교감을 할 수 있다. 세상을 인간이 아닌 새의 시선으로 내려다 보고, 인간이 모두 새가 된 세상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새삼 세속적인 걱정의 무게가 줄어듦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인간이 아닌 생명체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은 일종의 마법과도 같은 힘을 발휘한다”고 했다.

가끔씩은 도시를 벗어나 야생 동물을 관찰하고 싶다면 어떤 것부터 준비하면 좋을까? 작은 야생 동물 도감과 중고 쌍안경이면 충분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쌍안경 다루는 게 처음에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면 수줍음이 많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생명체에게 특별한 접근을 허락해 줄 거예요.”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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