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1억1100만가구 시청 신기록…“할리우드 대적할 한드 시스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3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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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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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가입자가 시청한 드라마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17일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된 이후 이달 3일까지 17일간 세계 1억1100만 넷플릭스 가입 계정이 오징어게임을 시청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넷플릭스 계정, 즉 아이디 1개당 4명까지 시청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 오징어게임을 본 전 세계인 수는 1억 1100만 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는 1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징어게임이 공식적으로 1억 1100만 팬들에게 도달했다(reached). 넷플릭스 출시 이후 가장 큰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한국 창작자의 이야기가 전 세계 1억 이상 넷플릭스 구독 가구에 울려퍼졌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그간 자사가 투자한 드라마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공개 첫날을 포함한 28일간의 시청 추이를 종합한 뒤 유의미한 수치에 한해 이를 발표해왔다. 시청 계정 수치 는 통상 기업 실적 발표와 함께 밝혔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실적과 무관하게 공개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 팬들로부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청 계정 수를 먼저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넷플릭스 드라마 중 시청 계정 수 1위를 차지한 건 지난해 공개된 미국 드라마 ‘브리저튼’이었다. 이 드라마는 공개 후 28일간 8200만 계정이 시청했다. ‘오징어게임’은 17일만에 이를 훌쩍 넘어 1억 1100만 계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을 갈아 치운 수준이 아니라 압도한 수준. 일각에선 공개 28일째가 되는 14일이 되면 같은 기간 브리저튼이 세운 기록을 두 배 이상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콘텐츠 총괄 VP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투자하기 시작한 2015년 당시 목표는 전 세계 팬들을 위한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었다”며 “상상만 했던 일을 ‘오징어게임’이 현실로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오징어게임은 (공개 이후) 총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에 올랐다”며 이례적으로 1위 국가 수도 공개했다. 그간 넷플릭스는 콘텐츠 순위를 공개할 경우 과도한 경쟁을 유발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려는 창작자의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공개를 최소화해왔다.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는 이날 ‘축하 영상’도 만들어 세계 각국 넷플릭스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 한국어로 제작돼 세계 각국 언어 자막이 달린 이 영상은 오징어게임 속 일부 장면을 편집해 만들어졌다. 영상엔 오징어게임의 게임 진행 성우가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오징어게임에 함께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오징어게임 열풍을 일으킨 1억1100만 VIP 중 한 분이십니다”라고 말하는 내레이션도 담겼다.

외신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CNN 방송은 13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오징어게임은 시대정신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세계를) 강타했다. 오징어게임은 문화 현상이 됐다. 오징어게임의 성공은 세계적인 히트작을 만드는 넷플릭스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10일(현지시간) “지난 몇 주간의 대중문화 흐름을 요약해 달라고 한다면 여섯 단어를 고를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에는 콘텐츠 산업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오징어게임의 흥행을 예로 들며 “한국 창작자들은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며 호평한 바 있다.

강성률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는 “오징어게임은 단순하고 노골적인 설정을 했지만 그 안엔 음악과 미술, 이야기, 철학이 고도로 치밀하게 설계돼있다”며 “단순함과 심오함이 절묘하게 조화돼 세계인의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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