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16은 절대의 곳이다. 백은 좌하귀 21의 곳을 굳히는 수가 꽤나 탐나지만 흑이 16의 곳을 역으로 밀어 올리게 되면 상변 백 세력이 쪼그라드는 것은 물론이고 우변 흑 모양이 워낙 웅장해진다. 백으로서는 감당이 안 되는 그림이다. 백 18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치리키 료 9단은 좌하귀 굳힘의 유혹을 뿌리치고 한 번 더 우변을 눌러 흑 세를 견제하고 있다.
흑 19의 걸침 때 백 20으로 붙여간 정석 선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좌상귀 쪽 백 석 점을 적극 활용하는 협공 정석이 필요했다. 인공지능도 참고 1도 백 1로 협공할 것을 추천했다. 역전패의 후유증일까. 이치리키 9단의 초반 행마가 조금은 무뎌진 듯하다.
흑 29에 백 30은 준비된 맥점. 흑 31로는 참고 2도처럼 1로 받는 것이 상식적인 응수지만 지금은 백 2∼6으로 상변을 키우면 흑이 부담스러운 형국이다. 하여 셰커 8단은 흑 31로 변신한 뒤 33으로 상변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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