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거산성서 7세기초 신라 목간 11점 첫 출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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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추정 ‘임술년’ 등 확인
곡식이름 등장… 물류 거점 가능성

대구 팔거산성에서 발굴된 1호 목간의 출토 당시 모습(왼쪽)과 적외선 촬영 사진. 임술년(壬戌年) 글자가 확인됐는데 602년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제공
대구 팔거산성에서 발굴된 1호 목간의 출토 당시 모습(왼쪽)과 적외선 촬영 사진. 임술년(壬戌年) 글자가 확인됐는데 602년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제공
대구 팔거산성에서 7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목간(木簡·나무막대로 제작한 문서) 11점이 출토됐다. 대구에서 신라시대 목간이 나온 건 처음이다. 팔거산성이 신라시대 행정·군사거점 중 하나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다.

2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화랑문화재연구원이 최근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11점에 대해 적외선 사진촬영을 실시한 결과 11점 중 7점에서 글자가 발견됐다. 1호 목간에선 ‘壬戌年’(임술년), 6호 및 7호 목간에서는 ‘丙寅年’(병인년) 글자가 각각 확인됐다. 주변 유물과 문헌을 검토한 결과 임술년은 602년, 병인년은 606년으로 각각 추정됐다. 연도를 추정할 수 있는 이른바 ‘간지(干支) 목간’은 유적 연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돼 의미가 적지 않다.

보리와 벼, 콩과 같은 곡식 이름도 목간에서 확인됐다. 이는 조세 등 물자가 팔거산성에 집중되었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신라시대 왕경(王京)인 경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팔거산성에 군사기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팔거산성은 금호강과 낙동강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7세기 초반 신라 왕경 서쪽을 방어하기 위한 전초기지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대구 팔거산성#신라 목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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