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평균 연령 64.5세인 50세 이상 성인 5370명(여성 55.2%)을 평균 8.7년간 추적했다. 이 기간에 266명(5.0%)이 치매, 1191명(22.2%)이 치매가 없는 인지장애(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새롭게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상위 20%는 가장 적게 먹는 하위 20%와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58%, 경도 인지 장애 위험이 46% 높았다.
또한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은 치매 또는 경도 인지장애가 발병할 위험이 47% 높았다.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섭취 열량의 42%를 초가공식품에서 얻었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의 주요 공급원은 가당 음료 31.2%, 기타 음료(가당 커피·차 음료 등) 22.2%, 유제품(초코우유·가당 요거트 등) 11.2%, 과자·디저트류 9.7%, 곡물 및 곡물가공품 6.2% 등 이었다.
상위 20%는 가공육과 가당 음료, 과자류 등을 포함해 하루 약 1㎏의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콜라·과일주스·가당 커피류 등 음료 무게까지 포함한 수치여서 실제 음식량보다 크게 보일 수 있다.
반면 가장 적게 먹은 그룹은 5분위의 4분의 1(약 250g) 이하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서 위험 증가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일부 인지 기능 지표에서는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향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식품 종류에 따라 위험도도 달랐다. 연구진이 분석한 초가공식품 세부군 가운데 베이컨·햄·소시지 같은 가공육만이 치매 및 경도 인지장애 위험 증가와 일관된 연관성을 보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공육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치매 위험이 125% 증가했다. 경도 인지장애는 32%,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발병할 위험은 38%였다.
초가공식품의 반대편에 있는 최소 가공 식품은 반대 결과를 보였다.
과일, 채소, 생선, 통곡물 등 거의 가공을 하지 않았거나 최소한으로 한 식품을 가장 많이 먹은 사람들은 치매 위험이 41% 감소했으며, 경도 인지장애 위험은 24% 감소했다. 치매 또는 경도 인지장애가 발생할 위험은 26% 낮았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에 많이 포함된 각종 첨가물과 당분이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키고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증가시키며 만성 염증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뇌세포 손상과 신경퇴행을 촉진해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식습관은 참가자의 기억에 의존한 설문으로 평가해 실제 섭취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관찰연구의 특성상 연구진이 측정하지 못한 생활습관 요인들이 식습관과 뇌 건강 모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사람들은 요리나 장보기가 번거로워지면서 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이나 포장 식품을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치매나 경도 인지장애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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