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교육감 선거 해야하나… 무효-기권이 41%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5일 04시 30분


[6·3 지방선거 민심]
정당-기호 없이 이름만 적힌 ‘깜깜이’
투표 중 무효표 100만건 넘어
진보 vs 보수 9대8서 10대6으로

3일 실시된 교육감 선거에서 무효표와 기권이 전체 선거인 수의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 10명 중 4명은 투표 자체를 하지 않았거나, 투표장에 갔어도 교육감 선거만 포기하거나 기표를 잘못했다는 뜻이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또다시 ‘깜깜이’로 치러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선거인 수 대비 득표율을 따져보면 16명의 당선인은 평균 25%의 표를 받고 당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진보 성향 후보들이 10곳에서 승리하며 다시 ‘진보 교육감 시대’를 열었지만, 다수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게 아닌 만큼 현장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의 무효표는 108만7120건, 기권표는 1738만2207건으로 전체 선거인 수 대비 41.4%로 집계됐다. 특히 2022년 선거에 비해 기권표는 줄었지만 무효표는 18만 건 이상 늘었다. 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시도지사 선거(43만4975표)보다 2.5배나 많다.

기권표는 아예 투표장을 가지 않은 경우이며, 무효표는 투표에 참여했지만 투표용지에 아무도 안 찍거나 잘못 표기한 경우를 뜻한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투표용지에 정당이나 기호 없이 후보자 이름만 나열돼 있다 보니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 단일화 실패로 역대 최대인 8명이 출마한 서울에서는 무효표가 30만 표 가까이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정근식), 경기(안민석), 인천(도성훈), 강원(강삼영), 부산(김석준), 울산(조용식), 충남(이병도), 전남광주(김대중), 전북(천호성), 제주(고의숙) 등 10곳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다. 경기와 강원, 제주는 4년 만에 보수에서 진보 교육감 체제로 바뀌게 됐다.

2022년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9명 나왔지만 지난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로 진보 성향 교육감이 10명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동일한 숫자다. 당초 출구조사 결과 진보 교육감이 최대 12명 배출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빗나갔다.

보수 교육감은 대구(강은희), 경북(임종식), 경남(권순기), 충북(윤건영), 세종(강미애), 대전(오석진) 등 6명이 당선됐다. 직전까지 진보 교육감이 3선을 했던 세종과 경남이 동시에 보수 교육감으로 바뀌었다. 세종시교육감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3선을 하다가 장관으로 떠나며 공석이 된 곳이지만 보수 성향의 강미애 후보가 승리했다. 경남에서는 보수 성향의 권순기 후보가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번 선거로 진보 교육감이 두 자릿수의 다수 체제를 이어가면서 교육계 내 진보 진영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무효표와 기권표가 많은 만큼 유권자들이 본인 정책을 지지했다고 착각하지 말고 각계각층과 머리를 맞대고 정책 실현 가능성, 효과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도 “전체 유권자 5명 중 1명의 동의를 얻은 교육감이니만큼 학교 현장과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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