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변주곡’으로 트리오 킴이 뭉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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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김민지 김다미 교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현악3중주 버전으로 연주
5일 금호아트홀서 콘서트

5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는 트리오 킴. 왼쪽부터 바이올린 김다미, 비올라 김상진, 첼로 김민지.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5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는 트리오 킴. 왼쪽부터 바이올린 김다미, 비올라 김상진, 첼로 김민지.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언젠가는 완벽하게 (연주)하고 싶은 작곡가, 그러나 완벽에 다다를 수는 없고 늘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작곡가가 바흐고 그런 곡이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죠.”(김다미)

세 ‘김(金)씨 교수님’이 금산(金山·골드베르크)의 이름으로 뭉쳤다. 비올리스트 김상진 연세대 교수, 첼리스트 김민지 서울대 교수, 올해 새롭게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로 이뤄진 현악3중주단 ‘트리오 킴’이다.

세 사람은 5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앙상블 로드: 트리오 킴’ 연주회에서 바흐의 한 시간짜리 대곡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한다. 바흐가 제자인 건반악기 연주자 골드베르크(독일어로 금·Gold+산·Berg)를 위해 쓴 독주곡이다.

“특별한 인연요? 예원학교(중등과정) 동문이라는 정도….(웃음) 그동안 다른 음악가들과 함께 여러 형태의 앙상블로 호흡을 맞춰왔는데, 우리 셋은 특히 잘 맞는 부분들이 있다고 느껴왔어요. 연습하면서 서로 설명을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할까. 최근 몇몇 콘서트에서 세 사람이 한 무대씩 맡곤 했었는데 ‘트리오 킴’ 이름으로 하는 연주는 처음이죠.”(김상진)

이번 연주는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의 3중주용 편곡판 악보를 사용한다. “전설적인 바흐 연주가 고(故) 글렌 굴드에게 헌정된 편곡판이죠. 장식음 등의 해석을 굴드가 피아노로 연주한 걸 따라 적용했어요. 원곡이 건반악기 곡이지만 주로 세 성부(聲部)가 진행되도록 작곡돼서, 3중주 연주가 매우 적절하게 어울리죠”라고 김상진은 설명했다. 그는 “4년 전 내한한 시트코베츠키에게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했더니, ‘우연히 한 편곡인데 악보 저작권 수입이 많이 들어온다’며 웃더라”고 덧붙였다.

“바흐가 특정 악기의 테크닉을 고려해 이 곡을 쓰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단지 혼자 건반으로 연주한다면 자유자재로 펼쳐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을 텐데, 세 사람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건 한층 복잡하고 섬세한 과정이죠.”(김상진)

이번 콘서트 전반부에는 모차르트의 만년 작품인 디베르티멘토 K. 563이 연주된다. 김상진은 “한창 무르익은 모차르트의 파격적인 모습들이 담긴, 복잡하면서 아름다운 대곡”이라고 소개했다.

기악 전공 교수로서 세 사람의 2020년은 쉽지 않았다. “악기 교습은 일대일로 소리를 직접 듣고 느끼며 소통하는 게 핵심이죠.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수업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이 많았어요. 예전보다 한층 꼼꼼히 교습에 임하려 노력하죠. 좋은 점이라면 학생들이 ‘증거가 남는다’고 생각해서인지 준비를 더 잘한다는 점일까요, 후후.”(김민지) 4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트리오 킴#금산 변주곡#서울 금호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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