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블랙핑크와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외국 뮤지션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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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가상 조합 추천 받아보니

전문가들이 방탄소년단(왼쪽)과 협업에 어울리는 조합으로 각각 선택한 드레이크(오른쪽 위), DJ 칼리드(오른쪽 아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코리아·소니뮤직코리아 제공
전문가들이 방탄소년단(왼쪽)과 협업에 어울리는 조합으로 각각 선택한 드레이크(오른쪽 위), DJ 칼리드(오른쪽 아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코리아·소니뮤직코리아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앨범 차트)과 핫100(싱글차트) 1위를 모두 차지함으로써 이제 한국 가수도 미국 대중음악 판매 차트의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이 확인됐다. 케이팝은 그 독특한 매력으로 21세기 초부터 바다 밖 열혈 마니아들을 모았다. 근년 들어 미국과 영국 본토의 주류문화로까지 상륙한 데는 현지화 전략의 힘도 일조했다.》

케이팝 가수와 현지 팝 가수의 컬래버레이션은 중요한 요소다. 방탄소년단은 스티브 아오키, 체인스모커스, 할시, 에드 시런 등 해외 스타들과 합작을 통해 ‘BTS’에 덜 익숙한 현지 대중과 팝 골수 팬들에게도 문턱을 낮췄다. 블랙핑크는 두아 리파, 레이디 가가, 설리나 고메즈와 함께 팝 시장을 두드려 성과를 냈다.

소셜 파워가 강력한 케이팝 가수들은 현지 팝 가수들에게도 달콤한 마케팅 카드다. 가요기획사와 팝 배급사 한국지사들은 저마다 “아직 누구인지 밝힐 수 없지만 새로운 케이팝-팝 협업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업계 전문가들에게 미래의 가상 조합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이대화 박준우 대중음악평론가, 소니뮤직 워너뮤직 유니버설뮤직의 한국 쪽 담당자들이 다양한 답을 내놓기 전 “뇌피셜(腦+official·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자 직관적인 추천”이라는 전제를 했다. 음반사 간 협력 관계, 가수들의 스케줄 등 갖가지 사정에 따라 당장 내일 예측과 전혀 다른 조합이 공식 발표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 스트리밍 제왕, 인맥왕…BTS 손 잡을까

블랙핑크(왼쪽)와 위켄드. YG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코리아
블랙핑크(왼쪽)와 위켄드. YG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코리아
몬스타엑스(왼쪽)와 해리 스타일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소니뮤직코리아 제공
몬스타엑스(왼쪽)와 해리 스타일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소니뮤직코리아 제공
먼저 방탄소년단. 그들은 이제 해볼 만큼 해봤고 갈 데까지 가봤다. 남은 것이 얼마 없어 보인다. 단, 스트리밍 시대 최고의 래퍼인 캐나다의 드레이크라면 얘기가 다르다. 노래와 랩을 넘나들며 R&B와 힙합의 황금비율을 주조한 그는 북미인들의 정서를 정확히 꿰뚫은 차트 정복자다. 미국 팝계의 인맥왕, DJ 칼리드도 남은 선택지 중 하나다. 2017년 팝계를 강타한 앨범 ‘Grateful’은 인맥이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욘세, 제이지, 드레이크, 트래비스 스콧 등 화려한 참여진. 그의 긴 ‘방명록’에 이제 한국의 일곱 젊은이가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다.

여성 톱스타를 섭렵한 블랙핑크에게 이번엔 남자 스타는 어떨까. 고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는 매력적 음색과 가창력의 캐나다 가수 위켄드를 꼽으며 김지민 유니버설뮤직코리아 과장은 “위켄드는 케이팝 걸그룹과 착 달라붙을 만한 음색을 지녔다”고 했다. 그는 블랙핑크의 ‘Ice Cream’을 함께 부른 설리나 고메즈의 전 남자친구다. 사족.

몬스타엑스는 올 초 전곡을 영어로 부른 앨범 ‘All About Luv’를 빌보드 앨범차트 5위까지 올렸다. 거친 남성미를 강조한 ‘짐승돌’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을 듣지만 현지 시장에 다른 매력을 어필해 볼만도 하다. ‘Watermelon Sugar’로 인기를 얻는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와의 합작은 어떨까. 영화 ‘덩케르크’에서 연기력도 보여준 다재다능한 스타. 이대화 평론가는 “해리 역시 남자 아이돌 그룹 출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렇다. 스타일 좋은 스타일스는 ‘원 디렉션’의 멤버였다. 케이팝 침공 전, 아이돌 세계를 접수했던 그 그룹. 의미심장한 조합이다.

○ 포스트 멀론, 테일러 스위프트…거물은 많다

한국 가수 중 빌보드 앨범차트 5위권에 든 것은 지금까지 딱 네 팀이다. 방탄소년단, 슈퍼엠, 몬스타엑스, 그리고 NCT 127. NCT 127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이지만 동방신기, 슈퍼주니어가 대변하는 이른바 SMP(SM 퍼포먼스) 계열로 설명하기 힘들다. 트렌디한 힙합이 가능하고 색이 다채롭다. 힙합, 록, 포크를 오가면서도 멜로디 감각이 출중한 미국 스타 포스트 멀론이라면 새로운 무지개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있지(ITZY)에게 이대화 평론가는 “걸 파워 이미지에 어울리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추천했다. 30대에 접어든 스위프트가 최근 포크의 영향을 잔뜩 담은 앨범 ‘folklore’에서 그간의 댄스 팝, 틴(teen) 팝 이미지와 본격적 ‘거리 두기’에 나서긴 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인 만큼 접점을 만들 여지는 있다.

‘걸 파워’ 이미지라면 (여자)아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박준우 평론가는 “카디 비, 리조, 메건 디 스탤리언 같은 강한 이들과 합이 맞을 것 같다. 멤버 소연과 카디 비의 랩 배틀 장면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만약 성사된다면 카디 비가 거칠고 직설적인 가사를 ‘케이팝 스탠더드’에 가깝게 얼마나 순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방탄소년단#협업#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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