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죽이기’ 저자 황세연 “찬밥신세 박원순 시장 띄워주려 쓴 책인데…황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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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0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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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교환해 나올 예정인 책 ‘박원순 죽이기’.(중원문화 제공)© 뉴스1
표지를 교환해 나올 예정인 책 ‘박원순 죽이기’.(중원문화 제공)© 뉴스1
지난 9일 실종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0시1분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날 출간 예정이던 책 ‘박원순 죽이기’(중원문화)의 저자인 황세연 중원문화 대표는 “박 시장을 띄워주려고 책을 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황망하다”고 말했다.

황세연 대표는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반사효과를 노리고 책의 제목을 ‘박원순 죽이기’로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황망함을 금치 못했다.

황 대표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박원순 시장이 너무 찬밥신세에 놓이는 게 보기 좋지 않았고, 민주당에서 ‘안티’를 거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라며 “제가 소위 주사파라고 불리는 전대협 출신들에 의식교육을 하는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등을 펴냈는데, 그들과 제 사이가 좋진 않지만 적어도 경종을 울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책의 내용은 제목과 달리 박원순 시장이 왜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에 관한 저자의 설명이 담겨있다. 황 대표는 책의 서문에서 “대권후보는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던 인물이어야 하고,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즉 4차 혁명을 리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그런 인물이 박원순 서울시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책을 통해 박원순이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는 가를 하나하나 짚어가려고 한다”며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도 민주화되지 못하고 있는 여당이나 야당을 보면서 박원순 대통령이 된다면 뿌리 깊은 한국정치의 폐단을 단번에 해결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박원순을 보면서 이는 인위적인 조작이지, 자연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했다.

책에는 친문과 비문 등에 대한 내용과 함께 5·18민주화운동과 호남에 대한 내용, 박원순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와 앞으로의 민주주의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또한 황 대표가 민주주의를 위해 살아온 그동안의 이야기 등도 담겼다. 이외에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이자 학생총위원장이었던 김종배씨의 발제와 김상희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의 사회로 이뤄진 ‘광복 70년과 5·18 민중항쟁’이란 토론 내용도 부록에 실렸다.

황 대표가 이처럼 박원순 시장을 차기 대통령의 적임자라는 책을 쓰게 한 인연은 수십 년 전 운동권으로 함께해온 이력이 있어서다. 그는 최근에도 박 시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황 대표는 “박원순 시장과 최근 개인적인 문제로 만난 적이 있는데, 친문들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하더라”라며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부시장조차도 마음대로 임명할 수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번 (서울시장) 출마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출마를 하게 됐다”라며 “이번에도 부동산 문제로 그린벨트 해제건에 대해 당청과 부딪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책 ‘박원순 죽이기’를 박원순 시장의 장례가 끝난 뒤인 다음주쯤 서점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초판 2000부가 인쇄돼 있지만 이번 일을 이유로 서점에 깔지 않았다. 그는 대신 ‘근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띠지를 새롭게 인쇄해 책에 끼워 내놓을 계획이다.

황 대표는 1990년 중반 경제정의실천연합 중앙위원과 한독 레포트 한국지사장을 역임하고 도서출판 중원문화 대표로 40여년간 일하고 있는 출판인이자 평론가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과 구로구청사건 등에 참여했다 수차례 구속, 수감됐다. 또한 한겨레신문 100인 창간 발기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1997년 대선 당시 강준만 교수와 함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주장한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형이기도 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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