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미룬 한국영화 개봉 러시…극장가 숨통 트일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9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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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가 개봉의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오늘(29일) 개봉하는 정웅인 주연의 ‘슈팅걸스’를 시작으로 30일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저 산 너머’, 다음주 이세영 주연의 ‘호텔 레이크’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 영화계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한 주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신작을 개봉하지 않던 한국 영화계가 작품 개봉에 앞서 극장 시사회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영화계는 작품의 개봉 시기를 무기한 연장하고, 간간이 개봉하더라도 시사회를 생략하거나 온라인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공개해 왔다.

하지만 세 작품을 필두로 한 한국영화의 개봉 릴레이가 인기 작품의 재개봉을 통해 근근이 영업을 이어 나가고 있는 극장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 영화 모두 중소형배급사에서 개봉하는 영화인 만큼 스타 배우가 영화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영화의 연출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개봉을 직전에 앞둔 세 영화만 놓고 볼 때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관객을 흡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먼저 정웅인 주연의 ‘슈팅걸스’는 삼례여중 축구부와 고(故) 김수철 감독이 써 내려간 2009년 여왕기 전국축구대회 우승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침체된 시골 지역인 전북 완주에 위치한 삼례여중은 지난 2000년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과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축구부를 창단했다. ‘슈팅걸스’는 삼례여중이 여자축구의 전설로 발돋움하게 된 첫 순간을 담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특히 스포츠 신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적절한 연출이 뒷받침되면 관객에게 어느정도의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호텔 레이크’는 스타 배우는 아니더라도 나름 얼굴이 알려진 배우인 이세영, 박지영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호텔을 찾은 ‘유미’(이세영)와 그의 동생이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되는 사건을 담은 공포영화다. 여기에 신스틸러로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 온 박효주가 출연했다. 한국영화가 가뭄인 상황에서 관객이 조금의 관심을 기울일 만한 캐스팅이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이 영화에 만족할 만한 평점을 던질지는 미지수다.

‘저 산 너머’는 세 개의 영화 중에 가장 볼만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2009년 선종한 한국의 큰 어른인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로 고(故) 정채봉 동화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순한 아이’라는 의미로 ‘순환’이라 불렸던 김수환 추기경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김 추기경이 천주교에 귀의하게 된 발단을 비춘다.

시골의 따뜻한 풍경과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이 가슴을 따뜻하게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아역배우 이경훈의 호연은 빛난다.

다양한 영화가 개봉을 앞둔 가운데 CJ, 롯데, 메가박스, NEW, 쇼박스 등 대형 배급사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예고편 공개, 제작발표회, 인터뷰, 시사회 등 약 한 달의 개봉 전 마케팅 기간을 고려할 때 6월 개봉을 위해서는 최소 5월 초 개봉이 확정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4대 배급사 중 6월 개봉을 유일하게 고려 중인 곳은 CJ ENM이 유일하다.

CJ ENM이 6월 개봉을 위해 제작사와 협의 중인 영화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동구’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친다는 범죄오락 장르 영화다.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가 주연을 맡았다.

이후 가장 빠른 시기 공개작은 여름 개봉을 확정한 ‘반도’(NEW)와 ‘영웅’(CJ ENM) 두 편이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반도’는 4월 첫 주 영화의 1차 예고편을 공개하며 영화팬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2016년 천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의 뒷 이야기를 다룬다. 강동원, 지정현이 주연을 맡았고, 제작비 약 200억이 투입된 대작이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영화로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등이 출연한다.

최근 국내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일부 중단한 영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CGV는 지난달 28일부터 문을 닫았던 36개 직영 극장을 오늘(29일)부터 다시 오픈하고, 메가박스도 일시 중단했던 일부 극장의 영업을 5월1일 자로 재개한다. 롯데시네마도 오는 30일부터 대구 지역 6개의 영업 재개를 알렸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내려진 첫 주인 지난 주말(25~26일) 전체 관객수는 9만2600여명으로 전주(18~19일)보다 9만2300여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근로자의날(노동절),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동안 극장계가 활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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