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장이 먼저 찾는 그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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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임세경 4일 내한 무대
“오디션 요구 콧대높던 유럽극장… 이젠 잠깐도 괜찮다며 출연 부탁”

솔오페라단 제공
솔오페라단 제공
소프라노 임세경(42·사진)은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소프라노 중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페스티벌 중 하나인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오페라 ‘아이다’의 주역을 맡았던 임세경. 그는 올해는 ‘아이다’와 ‘나비부인’ 두 개의 오페라에서 주연을 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에서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하는 토스카 무대에도 올랐다.

유럽 주요 극장들이 먼저 찾는 성악가인 그가 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월드 오페라 스타즈 콘서트’에 테너 김석철, 바리톤 한명원 우주호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12월 초에 한국에서 두 개의 공연을 한 뒤 바로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두 달간 나비부인을 공연한다”고 말했다. 이미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일정이 꽉 차 있을 정도로 바쁘다. 내년 베로나 페스티벌 무대에도 또 초청받았다.

최근 유럽에서 달라진 입지 변화에 대해 그는 “예전에는 ‘무대에 오르려면 오디션을 봐야 한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던 극장들이 이젠 ‘혹시 목소리를 잠깐만이라도 들어볼 수 있을까’라며 정중하게 부탁을 해 온다”고 했다. 출연료도 많이 올랐고 유명 지휘자와 연출가들이 먼저 찾을 정도가 됐다.

작은 체구에 동양인이라는 단점에도 그가 한 번 무대에 서면 극장에서 꼭 다시 부를 정도로 재발탁 비율이 높다. 그는 “새로운 극장에 서는 것은 아직도 힘들다. 하지만 한 번 내가 선 극장에서는 반드시 날 다시 부른다. 시간이 걸릴 뿐이지 언젠가는 진가를 알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지금 ‘임세경 전성기’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성대가 가장 건강할 때인 것 같지만 아직 해보지 못한 역할이 많고, 서 보지 못한 무대도 많다”고 말했다. 주로 단역이었던 20대를 보내고 30대부터 주역을 맡았던 그는 40대에는 단역, 주역을 떠나 해보지 못한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나에게 맞는 최적의 역할만 해왔다. 앞으로 세계적인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계속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소프라노 임세경#임세경 전성기#월드 오페라 스타즈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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