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부 모습 궁금해서 보는데… 공감하기엔 비현실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신혼부부가 본 ‘부부 예능’
실제 부부가 나와 실생활 보여주는 SBS ‘동상이몽’ tvN ‘신혼일기2’

남편 우효광에게 폭죽 이벤트로 프러포즈를 받은 배우 추자현이 뒤이어 시부모님에게 금팔찌를 선물로 받고 있다. SBS 방송 화면 캡처
남편 우효광에게 폭죽 이벤트로 프러포즈를 받은 배우 추자현이 뒤이어 시부모님에게 금팔찌를 선물로 받고 있다. SBS 방송 화면 캡처
6일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에 출연 중인 결혼 6개월 차 신혼부부 추자현 우효광(위샤오광)이 방송에서 임신 소식을 알리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결혼 4개월 차인 방송인 오상진, 아나운서 김소영 부부의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보여주는 tvN ‘신혼일기2’도 잔잔한 반응을 일으키며 최근 종영했다. 가장 희망적이고 행복한 시간인 신혼을 그린 방송을 신혼부부들은 어떻게 봤을까?

▽박지윤(27·여·결혼 2개월 차)=시도 때도 없이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꼭 신혼부부 모습이고 우리랑 비슷하다. 근데 오상진이 아내가 코 고는 모습을 귀엽다고 영상을 찍는데 나는 남편이 코를 골면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웃음). 현실적 부부의 모습과는 물론 다르지만 방송이라는 걸 감안하고 재밌게 본다.

▽이성훈(28·결혼 6개월 차)=나는 ‘서번트 남편십’(섬기는 남편)을 실천하는 사람인데도 와이프와 함께 보면 부담스럽다. 왠지 방송에서 나오는 걸 나도 해야 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힌다. 겉으로는 내가 오상진보다 요리와 집안일을 더 많이 했다고 장담하면서도 속으로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부부가 힘든 게 쌓이면 서로 기분 상할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집세 어떻게 낼까, 통장 관리 누가 하지 이런 이야기는 안 나오니까. 와이프는 신경 쓰지 않고 재밌게 보는 것 같긴 하다.

▽김수현(29·여·결혼 9개월 차)=
다른 신혼부부가 어떻게 사는지 호기심으로 봤다. 달달한 장면이 나오면 갑자기 남편이 보고 싶어진다. ‘신혼일기’의 두 부부가 서로의 취미를 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데 공감대 측면에서는 차라리 KBS 드라마 ‘고백부부’가 더 설득력 있다. 극중 장나라는 민낯에다 옷에 김치 국물을 묻혀 가며 육아를 하고 친정 엄마가 보고 싶어 울기도 하는데, 신혼일기의 김소영 아나운서는 집에서 화장한 채로 책 읽고 그러지 않나. ‘집안일은 누가 하지?’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웃음).

▽이준수(가명·28·결혼 7개월 차)=남편이 이벤트를 해주는 장면에서 아내가 ‘어머’라고 감탄하면 왠지 불안하다. 대리만족은 있겠지만 내가 그렇게 안 해줬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스럽다. 우효광의 시부모님이 추자현에게 대형 금팔찌를 선물하지 않나. 그럴 땐 나도 모르게 우리 집과 비교하게 된다. 물론 방송에서 부부가 야외로 함께 놀러가는 장면을 보고 ‘우리도 저기 가보자’라고 얘기하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tvN ‘SNL 코리아 시즌9’에서 추자현 우효광을 패러디한 ‘리얼부부’가 더 공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김민 기자
#sbs 동상이몽#tvn 신혼일기2#신혼부부가 본 부부 예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