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과 불 그리고 암호… 더 강렬해진 ‘화가 신부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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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호 신부 20일부터 초대전

‘화가 신부’로 유명한 조광호 신부(70·사진)가 20일부터 서울 용산구 김세중미술관에서 초대전를 갖는다.

조 신부의 이번 전시 주제는 ‘로고스의 불(logos ignis)’이다. 로고스는 존재와 진리, 불은 생명의 불씨를 뜻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현대 추상화 작품 40여 점을 선보이는데, 숯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조 신부는 “내게 예술이란 하느님의 말씀인 ‘로고스’의 의미를 해독하려는 실존적 인간의 뜨거운 열정과 그리움”이라며 “숯과 불을 통해 만물에 내재된 하느님의 숨결과 생명의 에너지를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0일부터 김세중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작품 ‘logos ignis B-01’. 조광호 신부 제공
20일부터 김세중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작품 ‘logos ignis B-01’. 조광호 신부 제공
조 신부의 작품에는 암호와 같은 다양한 기호들이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숫자 ‘3’은 초월적 세계인 하느님의 나라를 뜻하고, ‘∞’(무한대)는 무한하고 영원한 하느님을 상징한다.

고종희 한양여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종교 미술과 달리 조 신부의 작품은 강렬하고 과감하며 실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1979년 성베네딕도 수도원에서 사제품을 받은 조 신부는 1985년 독일 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5년 동안 현대회화를 배웠다. 오스트리아에선 동판화와 스테인드글라스도 연구했다. 서울 당산철교의 대형 벽화와 서소문 순교성지 기념탑, 옛 서울역 로비 천장화 등이 그의 작품이다. 다음 달 10일까지. 02-717-5129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조광호 신부 초대전#화가 신부#로고스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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