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신부’로 유명한 조광호 신부(70·사진)가 20일부터 서울 용산구 김세중미술관에서 초대전를 갖는다.
조 신부의 이번 전시 주제는 ‘로고스의 불(logos ignis)’이다. 로고스는 존재와 진리, 불은 생명의 불씨를 뜻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현대 추상화 작품 40여 점을 선보이는데, 숯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조 신부는 “내게 예술이란 하느님의 말씀인 ‘로고스’의 의미를 해독하려는 실존적 인간의 뜨거운 열정과 그리움”이라며 “숯과 불을 통해 만물에 내재된 하느님의 숨결과 생명의 에너지를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의 작품에는 암호와 같은 다양한 기호들이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숫자 ‘3’은 초월적 세계인 하느님의 나라를 뜻하고, ‘∞’(무한대)는 무한하고 영원한 하느님을 상징한다.
고종희 한양여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종교 미술과 달리 조 신부의 작품은 강렬하고 과감하며 실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1979년 성베네딕도 수도원에서 사제품을 받은 조 신부는 1985년 독일 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5년 동안 현대회화를 배웠다. 오스트리아에선 동판화와 스테인드글라스도 연구했다. 서울 당산철교의 대형 벽화와 서소문 순교성지 기념탑, 옛 서울역 로비 천장화 등이 그의 작품이다. 다음 달 10일까지. 02-717-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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