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참 괜찮은 영화라고 기억해주면 그뿐, 흥행 부담 없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2일 03시 00분


15일 개봉 스릴러 영화 ‘하루’ 주연 김명민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명민은 “판타지든 스릴러든 장르를 불문하고 다 보고 나서 무언가 남는 영화가 좋고, 나 역시 그런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명민은 “판타지든 스릴러든 장르를 불문하고 다 보고 나서 무언가 남는 영화가 좋고, 나 역시 그런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 “흥행 부담요? 편하게 가는 건 질색입니다. 꽉 짜인 흥행 공식에 편승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15일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하루’로 돌아온 배우 김명민(45)은 흥행 예상을 묻자 “잘되면 좋겠지만 부담은 전혀 없다”며 ‘쿨’하게 답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신인 감독님이든, 흥행이 어려워 보이든 ‘이 역할은 김명민만 할 수 있겠다’ 싶으면 뛰어들거든요. 순수하고 또 미련한 거죠.” 》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그는 2011년 ‘조선명탐정’ 시리즈부터 ‘연가시’(2012년),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2015년) 등의 영화에서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새 영화에선 눈만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으로 되돌아가는 남자 준영 역을 맡았다.

김명민이 절절한 부성애 연기를 선보인 영화 ‘하루’. CGV아트하우스 제공
김명민이 절절한 부성애 연기를 선보인 영화 ‘하루’. CGV아트하우스 제공
“특히 이번 작품은 같은 순간이 반복되는 ‘타임 슬립’ 영화라 같은 장면을 계속 찍어야 했어요. 38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한 장면을 수십 번씩 찍고 있으니 ‘아, 그냥 안 한다고 무를까’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회복 속도도 옛날 같지 않고, 나이가 들긴 든 것 같아요.(웃음)”

말은 그렇게 하지만 김명민은 편한 길은 ‘알아서 피해 가는’ 배우다. ‘내 사랑 내 곁에’(2009년) 촬영 당시엔 루게릭병 환자 역을 소화하기 위해 몸무게 20kg을 감량해 화제가 됐고, ‘베토벤 바이러스’(2007년) 때는 지휘자 역을 제대로 소화하겠다며 6개월간 지휘법 공부를 하기도 했다.

“안전한 버스에 편승해서 흥행으로 가려는 배우가 많지만 저는 다른 길을 가고 싶어요. 어느 배우는 농담으로 시나리오 선택 기준이 ‘입금순’, ‘액션 없는 순’이란 말도 하더군요. 배우들이 나이 들고 몸이 예전 같지 않으면 ‘편하게’ 가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될 바엔 아예 떠나는 게 맞는 거라 생각해요. 또 신인 감독들 역시 제2의 봉준호, 박찬욱 감독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한테 제가 디딤돌이 되고 싶어요.”

그는 배우 인터뷰마다 으레 나오는 질문에도 소신 넘치는 답변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냐, 힘든 연기는 뭐냐고들 물어보세요. 그런데 사실 연기를 나눌 수는 없습니다. 코믹 연기, 스릴러 연기 이런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란 거죠. 그 순간 그 캐릭터에 맞게 하면 되는 거고요. 나누는 순간, 거기 맞추려고 오버하게 되거든요. 그 점을 잊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그는 최근 여러 작품을 촬영하며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지난해 ‘하루’를 찍은 뒤 이틀가량 쉬고 곧바로 남북한 첩보전을 그린 영화 ‘V. I. P’(8월 개봉) 촬영에 들어갔다. 지금은 사극 블록버스터 ‘물괴’를 찍고 있고, 8월에는 ‘조선명탐정 3’에도 합류한다.

“설사 이번 영화가 흥행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참 괜찮은 영화였다’고 기억해 주시는 분이 있다면 만족합니다. 현역으로서 연기할 수 있는 한, 앞으로도 저를 원하고 또 제가 꼭 필요한 그런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습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김명민#영화 하루#타임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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