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금귀고리를 보는 듯 심엽형(心葉形·하트 모양) 무늬가 문의 위아래를 장식하고 있다. 그 위로 꾸란 구절을 인용한 아랍어 문장이 세 줄에 걸쳐 이어진다. 높이 3.4m, 폭 1.8m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판에 은장식을 붙여 호화로움을 더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 특별전에 전시된 이 문은 이슬람 신앙의 중심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카바 신전에 1947년까지 약 300년 동안 붙어 있었다. 전 세계 무슬림들은 늘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데, 이곳 카바 신전을 방문한 신도만큼은 아무 방향을 향해도 상관없다. 이곳이 메카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카바 신전의 문은 터키 오스만 제국 술탄이던 무라드 4세(1623∼1640년 재위)가 1635년경 헌납한 것이다. 17세기 당시 오스만 제국은 아라비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진출한 강대국이었다.
이번 특별전은 아라비아 반도의 선사∼현대시대 역사 문화를 조망한 전시로, 사우디아라비아 13개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 466건을 선보인다. 기원전 4000년 만들어진 석상과 각종 석기들은 아라비아에서 인류가 정착한 과정을 보여준다. 8월 27일까지. 관람료는 성인 6000원, 유아 및 만 65세 이상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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