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단 호크 “사랑하는 네 아이에게 전하고픈 삶에 대한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우화집 ‘기사의 편지’ 국내 출간… 美 배우 겸 작가 에단 호크 인터뷰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3번째 책 ‘기사의 편지’ 영문판을 펼쳐 든 배우 에단 호크(이선 호크). 그는 “내게 영향을 준 동서양의 많은 책들로부터 표현과 어구를 차용해 ‘어린 자식들에게 남기는 중세 기사의 유언’ 형식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부키 제공(게티이미지)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3번째 책 ‘기사의 편지’ 영문판을 펼쳐 든 배우 에단 호크(이선 호크). 그는 “내게 영향을 준 동서양의 많은 책들로부터 표현과 어구를 차용해 ‘어린 자식들에게 남기는 중세 기사의 유언’ 형식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부키 제공(게티이미지)
《 전쟁터로 떠나기 전날 밤, 죽음을 예감한 15세기 영국의 한 기사가 잠든 네 아이에게 남긴 편지. 미국 영화배우 에단 호크(47)는 그의 세 번째 책 ‘기사의 편지’(부키)에서 이 형식을 빌려 자신의 네 아이에게 전하고픈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
 
작가 활동도 병행하는 에단 호크는 2013년 주연을 맡은 영화 ‘비포 미드나잇’(왼쪽 사진)의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다. 오른쪽 사진은 19세 때 출연한 ‘죽은 시인의 사회’ 마지막 장면. 동아일보DB
작가 활동도 병행하는 에단 호크는 2013년 주연을 맡은 영화 ‘비포 미드나잇’(왼쪽 사진)의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다. 오른쪽 사진은 19세 때 출연한 ‘죽은 시인의 사회’ 마지막 장면. 동아일보DB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 ‘비포 선라이즈’(1995년)로 인기를 얻은 호크는 뉴욕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소설 ‘이토록 뜨거운 순간’ ‘웬즈데이’를 펴내는 등 작가로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비포…’ 속편인 ‘비포 선셋’(2004년) ‘비포 미드나잇’(2013년)의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해 2005년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최근 국내 번역본 출간을 맞아 진행한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호크는 이번 책에 대해 “아이들 교육에 관해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집필한 우화집”이라고 말했다.

“비유적 설정의 우화를 좋아한다. 윤리를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딱딱한 설교나 훈계를 피할 수 있어서다. 우화는 현실에서 가져온 비유적 상황을 제시하며 독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고 질문한다. 내 자식들과 젊은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내 생각을 그렇게 에둘러 전하고 싶었다.”

‘기사의 편지’ 국내 번역본(왼쪽)과 영문판 표지.
‘기사의 편지’ 국내 번역본(왼쪽)과 영문판 표지.
책의 화자(話者)인 기사 토머스 레뮤얼 호크 경은 겸손, 감사, 고독, 우정, 정직, 사랑 등 인간이 살아가며 지켜야 할 20가지 덕목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사였던 외조부를 따라 세상에 처음 발을 디뎌 스스로 부딪치고 깨쳐 온 경험담을 통해서다. 아내와의 우연한 만남과 사랑에 대한 글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그 사랑은 천천히 왔고, 그 때문에 나는 아직 사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랑을 욕망이나 집착과 혼동하는 흔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길. 지나친 열정은 사랑을 병으로 만든다. 사랑은 애정을 기울인 대상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다. 사랑 속에는, 보살핌이 있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아이들에게 남기고자 한 아버지의 마음이 책장마다 배어난다. 하지만 호크는 “아마 이런 글 역시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지나친 기대로 부담스럽게 여겨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나이 든 이들의 속내를 이해하려는 열망’을 마음에 품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호크는 어린 시절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미국 시인 랜들 재럴의 우화집 ‘동물 가족’을 꼽았다. 숲 속에서 혼자 살던 사냥꾼이 인어, 아기 곰, 소년 등 자신과 다른 타인을 차례로 만나며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다.

“살아오면서 고비마다 절실한 조언을 건네준 이들이 수없이 많았다. 부모님, 열 한 살 때부터 나를 길러준 양부모님, 학교 선생님, 운동부 코치…. 삶에는 늘 가까운 곳에 나를 이끌어 줄 몇 명의 성인(聖人)이 있다고 믿는다. 이번 책을 통해 그런 작은 긍정의 실마리가 전해진다면 행복할 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에단 호크#우화집 기사의 편집#레뮤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