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후각의 기억… 향기 마케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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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식당-빵집의 그윽한 향, 알고보면 인공적으로 만든 것 많아
최근엔 미술관-전자제품에도 사용

향기의 효과는 놀랍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향기는 사람들의 첫인상을 바꾸고 장소나 상품에 대한 특정한 기억을 오랫동안 유지시켜 준다. 정신적인 편안함을 줘 심리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동아일보DB
향기의 효과는 놀랍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향기는 사람들의 첫인상을 바꾸고 장소나 상품에 대한 특정한 기억을 오랫동안 유지시켜 준다. 정신적인 편안함을 줘 심리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동아일보DB
“우와! 커피 향 좋은데.”

커피전문점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먼저 후각이 반응한다. 당연히 커피 향이 매장 가득히 퍼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커피 향은 당신이 생각하는 진짜 커피 향이 아닐 수 있다. 실제로는 인공 커피 향이 당신을 맞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희미해져도 향기만은 기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인상은 물론이고 마지막 인상도 향기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

후각을 자극하면 고객이 매장에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오래 기억하게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향기 컨설팅 업체인 아이센트의 관계자는 “후각은 오감 중 가장 강렬하면서도 오랫동안 뇌에 기억된다. 차별화된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패션 매장들은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캘리포니아 스타일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는 2000년부터 향기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후아유 측은 “미국 캘리포니아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렌지다. 오렌지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기분 좋게,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도 예민하고 까다로운 고객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향기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신들만의 향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호텔도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마다 그 향에 익숙해지면 다시 그 호텔을 찾게 되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다른 호텔과 차별화되기 때문에 좋은 향을 개발하는 데 노력한다”고 했다.

베이커리 전문점에서는 빵을 갓 구운 듯한 ‘빵 향기’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디저트 전문점에서는 식욕을 당길 수 있는 초콜릿 향, 쿠키 향 등을 사용한다. 헬스장과 다이어트 관련 매장은 식욕을 억제하는 향, 키즈카페와 병원 등은 상쾌한 느낌을 주는 향을 주로 배치해 놓는다. 향기 업체 관계자는 “많은 매장과 공간에서 향기 마케팅을 한다고 일부러 알리지는 않는다. 향기가 나는지 모른다고 생각할 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술관, 서점 등의 공간뿐 아니라 전자제품과 책 등에서도 차별화와 각인 효과를 위해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모 등 시각적 인상보다 향수를 사용한 ‘후각의 인상’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향을 찾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집에서의 향 연출

거실-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밝고 경쾌한 향. 오렌지, 시트러스
주방-각종 냄새와 악취가 제거되고 식욕을 돋우는 향. 시트러스
테라스-인위적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향. 허브, 피톤치드
 
서재-집중력 향상에 좋고 졸음을 쫓는 향. 페퍼민트
침실-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향. 허브, 라벤더, 재스민
욕실-항균과 탈취 효과가 뛰어난 향. 레몬그라스, 유칼리
#커피#향기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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