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일상의 공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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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동네의 사생활’… 1% 시청률에도 의미있는 도전

tvN의 인문학 예능 프로그램 ‘동네의 사생활’. tvN제공
tvN의 인문학 예능 프로그램 ‘동네의 사생활’. tvN제공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오래된 다방 안에서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가 흘러나온다. 소설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76)이 서울대 문리대 재학 시절부터 즐겨 듣던 음악이다. 이곳은 시인 김지하 황지우, 소설가 이청준 등 문인들이 사랑해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25강의실’로 불렀던 학림다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tvN ‘동네의 사생활’은 이처럼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서울대 인문대 출신의 배우 정진영과 웹툰 작가 김풍 주호민, 래퍼 딘딘 등이 출연한다.

 이 프로가 내세우는 것은 해박한 인문학 지식이 아니다. 역사와 철학 등 인문학적 관점으로 동네를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2030세대에게 수제 맥주로 유명한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서 소규모 책방을 조명하고,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진 종로구 계동에선 독립운동과 지식인의 역할을 토론한다. 정진영은 “우리의 지향점은 인문학이 아닌 인문학적 태도에 있다”며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적 태도는 삶과 주변에 대해 깬 상태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겐 이 같은 방식이 아직 낯선가 보다. 10회까지 진행된 현재 1%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낯섦의 수용에는 시간이 필요한 듯싶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동네의 사생활#tvn#인문학 예능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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