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다’… 900개 조명이 연출하는 빛의 향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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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개의 조명과 90개의 무빙라이트로 화려한 색감을 만들어내는 뮤지컬 ‘아이다’. 암네리스 공주 역을 맡은 아이비의 패션쇼 장면이다. 신시컴퍼니 제공
900개의 조명과 90개의 무빙라이트로 화려한 색감을 만들어내는 뮤지컬 ‘아이다’. 암네리스 공주 역을 맡은 아이비의 패션쇼 장면이다. 신시컴퍼니 제공
 4년 만에 재공연 중인 뮤지컬 ‘아이다’의 백미는 화려한 조명이다. 배우의 연기나 엘턴 존의 세련된 음악만큼 900개의 조명과 90개의 무빙라이트가 쏟아낸 고운 색감의 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아이다’의 조명 기구는 여느 대형 뮤지컬의 2배이고 담당 스태프도 15명으로 2배 많다.

 러닝타임 145분 동안 조명은 총 450번, 1분에 3.1번꼴로 바뀐다. 13일 만난 박민수 조명감독(38)은 “대형 뮤지컬이 보통 200∼250번 바뀌는데 아이다는 조명을 활용해 작품 배경인 이집트의 분위기를 구현하기 때문에 조명에 힘을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조명이 가장 많이 바뀌는 장면은 아들을 이용해 이집트 권력을 넘보는 조세르와 남자 앙상블 배우들이 힘찬 군무를 추는 ‘Another Pyramid’ 넘버다. 약 3분 50초 동안 50번(평균 4.2초당 1회)의 조명 큐 사인이 오간다.

 아이다 조명의 작동 원리는 어떨까. 먼저 조명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은 무대 뒤편에 위치한 ‘백월(Back Wall)’이다. 흰색의 특수 재질의 천인 백월은 가로 10m, 세로 16m 크기로 무대 뒤를 가득 채운다. 백월은 일종의 스케치북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백월 위로 900개의 조명과 90개의 무빙라이트가 60여 개 색깔의 조명을 비춘다. 900개의 조명 중 절반 이상은 각각 낼 수 있는 색깔이 고정돼 있다. 조명 맨 앞에 유리로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글라스 필터’를 씌워 색을 구현하는 것. 150여 개는 순수한 조명등이다.

 반면 300대가량의 조명기구에는 ‘컬러 스프롤러’가 장착돼 있다. 한 가지 색깔만 내는 ‘글라스 필터’와 달리 컬러 스프롤러는 하나가 10∼40개의 색깔을 만들어낸다. 박 감독은 “아이다의 경우 36개 컬러를 구현할 수 있는 스프롤러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넓은 백월에 높이별로 조명의 채도를 달리해 그러데이션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인상적이다. 내년 3월 11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6만∼14만 원. 02-577-198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뮤지컬 아이다#아이비#샤롯데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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