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사랑하는 이가 변해간다, 病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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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형벌이다. 병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낯선 이와 느린 춤을’(메릴 코머 지음·윤진 옮김·1만5000원·MID)의 저자는 미국 방송 기자였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20년간 이어진 간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의사인 남편은 58세에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저자는 낯선 사람이 돼가는 남편을 지켜보는 아픔과 간병의 힘겨움을 토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억력 좋았던 남편이 무언가를 잘 떠올리지 못하고 평소보다 자주 화를 내는 초기 증세부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상황까지 세밀하게 기록했다.

68초마다 한 명씩 환자가 생기지만 약도 없는 이 병은 조기 진단과 대처가 필요하다는 걸 호소하고 싶어 글을 썼단다.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다른 이를 위해 행동에 나선 저자의 결정이 고맙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낯선 이와 느린 춤을#메릴 코머#알츠하이머병#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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