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콘텐츠 중국으로 통하는 門 넓힐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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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터넷 토크쇼 ‘중한형제’ 진행하는 ‘앤디’ 정둥화

방송 녹화 때 세워 놓는 자신의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앤디. 어렸을 때부터 상상플러스나 쿵쿵따 같은 한국 예능을 좋아했다는 앤디는 “채널을 더 늘려 한류 콘텐츠를 중국에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방송 녹화 때 세워 놓는 자신의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앤디. 어렸을 때부터 상상플러스나 쿵쿵따 같은 한국 예능을 좋아했다는 앤디는 “채널을 더 늘려 한류 콘텐츠를 중국에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토니 안, 세븐, EXID, 티아라….’

 이들 한류스타가 출연한 토크쇼가 있다. 지상파 프로그램이 아니다. 중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쿠(優酷)에서 볼 수 있는 ‘K beat 中韓兄弟(중한형제)’다. ‘중한형제’는 한류 스타가 출연하지만 중국인 정둥화(鄭棟華·28·앤디)가 중국어로 진행하는 ‘중국 토크쇼’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앤디를 최근 서울 마포구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얼마 전 5년 만에 컴백하는 세븐과 촬영을 마쳤다”며 “‘런닝맨’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지석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로 중국에서 화제인 아이유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얼굴과 이름, 모두 낯설지만 그는 2013년 국내에서 아이돌 그룹 ‘탑독’ 멤버로 데뷔한 4년 차 가수다. ‘앤디A47’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지만 무명이나 다름없는 그의 인터넷 방송에 유명한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이유는 뭘까.

 “직접 제작한 한류 콘텐츠를 올릴 수 있게 유쿠가 허가한 건 우리가 처음이에요. 한국 스타들은 수천만 명의 중국 누리꾼을 만나기 위해 우리를 찾습니다.”

  ‘중한형제’는 5월 유쿠와 5년간 방송 계약을 맺었다. ‘중한형제’는 회당 평균 500만 명이 ‘클릭’했고 걸그룹 EXID 출연 때는 1100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중한형제’의 소식을 받아보는 팬은 100만 명이 넘는다.

  ‘중한형제’는 지난여름 한류를 강타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 한파에서도 살아남았다. 유쿠 역시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채널은 모두 차단했지만 ‘중한형제’는 남겨뒀다. “엑소 콘서트도 취소될 정도였는데 저희 방송은 무사했어요. 진행자가 중국인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그는 가수가 되고 싶어 무작정 한국행을 선택했다. 2010년 한양대 영문과에 입학한 그는 힙합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음반을 냈으나 잘되지 않았다. 2013년에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소속사의 차별 대우에 그만뒀다. “같은 멤버인데 메이크업도 잘 해주지 않았죠. 대놓고 ‘넌 못생겨서 안 된다’ ‘짱개’라는 말까지 들었어요. 작년에는 서러웠던 기억을 담아 ‘Don't call me JJANGAE(나를 짱개라고 부르지마)’라는 음원도 냈죠.”

 가수 활동을 접고 일자리를 구하던 그는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굿타임위드미’라는 회사와 연을 맺었다. 중국용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회사는 3월 오디션을 진행했고, 진행자로 그가 낙점된 것. 7월 24일 ‘토니 안 편’을 시작으로 현재 4회째 방송이 나간 상태다. 어릴 적 우상이었던 세븐과의 촬영이 무척 설렜다는 그에게 방송 진행자보다는 가수가 꿈이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가수로 성공은 못했지만 나중엔 꼭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중국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없어요. 중국판 ‘인기가요’ ‘뮤직뱅크’를 만들고 싶어요. 이를 위해 유쿠뿐 아니라 중국중앙(CC)TV와도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중한형제#정둥화#한류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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