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21세기 두 바이올린 女帝 “한국팬들 열정적 호응 인상적”

  • 동아일보

안네조피 무터-율리아 피셔,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라

▲안네조피 무터는 24개의 신작을 세계 초연하며 현대음악 발굴에 공헌해 왔다. “현대음악은 예상을 하고 듣게 되는 클래식 음악과 달리 처음 듣다 보니 전통적인 관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요. 자신만의 관점이 생기는 거죠.” fileadmin media presse 제공
▲안네조피 무터는 24개의 신작을 세계 초연하며 현대음악 발굴에 공헌해 왔다. “현대음악은 예상을 하고 듣게 되는 클래식 음악과 달리 처음 듣다 보니 전통적인 관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요. 자신만의 관점이 생기는 거죠.” fileadmin media presse 제공
 두 명의 ‘바이올린 여제’인 안네조피 무터(53)와 율리아 피셔(33)가 10월 한국의 가을밤을 바이올린 선율로 물들인다.

 무터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데뷔 40주년 기념 무대를 갖는다(5만∼18만 원·1577-5266). 피셔는 일주일 뒤인 21일 같은 장소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5만∼13만 원·02-599-5743).

 무터는 베토벤 피아노 3중주 ‘대공’,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레스피기 바이올린 소나타 b단조 등을 연주한다. 피셔는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소나티나 G장조,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티나 D장조,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d단조 등을 들려준다. 20세기 여제인 무터, 21세기 여제인 피셔와 각각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두 사람 모두 ‘신동’ 소리를 들으며 10대 초반에 데뷔했다.

 “1976년 13세에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공식 데뷔했어요. 이 무대에서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눈에 띄어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하고, 1978년 첫 음반을 녹음했죠. 카라얀과는 10년 이상 공연과 녹음을 함께했어요. 그래서 제게 ‘카라얀의 여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나 봐요.”(무터)

 “3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12세 때인 1995년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에서 우승을 했어요. 이후 참가한 8개의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을 했죠. 2006년에는 최연소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 교수직을 맡게 됐고, 2008년에는 피아니스트로도 데뷔했어요.”(피셔)

▲율리아 피셔는 바이올리니스트이면서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두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연주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요. 특히 피아노는 바이올린과 달리 동시에 여러 음을 낼 수 있어 연주를 즐기게 됩니다.” decca felix broede 제공
▲율리아 피셔는 바이올리니스트이면서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두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연주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요. 특히 피아노는 바이올린과 달리 동시에 여러 음을 낼 수 있어 연주를 즐기게 됩니다.” decca felix broede 제공
 정상권에 오른 두 사람은 위치보다는 목표에 더욱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는 음악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자선콘서트를 열어요. 음악이 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제 철학 중 하나죠.”(무터)

 “현재 제 위치를 가늠하는 문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에 집중하죠. 한계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땐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극복하려고 하죠.”(피셔)

 두 사람 모두 두 아이의 엄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않을 때 두 사람은 ‘엄마’의 위치로 돌아간다.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는 25세 딸과 법을 전공하는 22세 아들이 있어요. 다들 일정이 있어 자주 보기는 힘들지만 최대한 함께하려고 해요. 여성으로서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인생의 큰 축복이죠.”(무터)

 “바이올린을 놓고 있을 때는 대부분 가족과 함께 보내요. 2009년 첫아이를 출산해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 지내다 보니 취미를 즐길 시간은 없어요. 바쁜 일상에서 머리를 식힐 때는 피아노를 연주한답니다.”(피셔)

 무터는 1984년 처음 방한해 이번이 5번째 공연이다. 피셔는 2013년 드레스덴 필의 협연자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제 재단(무터재단)에 한국에서 온 장학생들이 있어 한국에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호감이 갑니다. 과거 공연 때 보여준 관객들의 열정 넘치는 호응은 큰 감동이었어요. 한국 방문은 고향에 가는 듯한 느낌이에요.”(무터)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 따뜻하고 열성적이었던 관객들을 기억해요. 저 같은 유럽 출신 음악가에게는 젊은층이 많고 음악을 들을 때 집중력이 높은 한국 관객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피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안네조피 무터#율리아 피셔#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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