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애니 ‘달빛궁궐’, 日 유명 애니 ‘표절 논란’에 일본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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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25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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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궁궐(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우)
달빛궁궐(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우)
다음달 개봉을 앞둔 국산 애니메이션 ‘달빛 궁궐’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각에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유사한 점이 많아 보인다며 우려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달빛궁궐(감독 김현주)’은 창덕궁을 배경으로 펼치는 궁궐 판타지 사극 애니메이션. 13세 소녀 현주리가 창덕궁 속 환상의 세계인 달빛궁궐로 들어가 신비한 모험을 겪는다는 내용이다. MBC가 서울시 산하기관인 SBA(서울산업통상진흥원)와 공동으로 작품을 선정하고 투자해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최근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유사한 점이 눈에 띈다고 지적해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2001년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10세 소녀 치히로가 온갖 정령들이 모여드는 온천장에서 겪는 모험을 담았다. 최근 영국 BBC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100편’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달빛 궁궐’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두 작품이 소녀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라는 점 외에도 닮은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력자인 소년과 심술궂은 마녀 같은 악역이 등장하는 점, 용을 타고 다니는 등의 설정, 일부 캐릭터 디자인과 배경, 구도, 묘사 등이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김현주 감독은 24일 언론시사회에서 “비슷한 점이 어떤 게 있는지 오히려 질문을 하고 싶다”며 “보통 소녀가 주인공이고, 판타지 세계에 들어가서 모험을 하고, 용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변하더라. 이런 요소들만으로는 비슷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2D 애니메이션을 만난다는 게 힘들고, 나 같이 대중적 그림체를 가지면 그런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떨까. 25일 일본의 한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논란을 소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올라온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본의 한 네티즌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캐릭터에 한복을 입혀놓았을 뿐인 듯하다”며 유사한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기술력이 높은데 비해 창의력이 부족하다” “한국의 음악이나 애니메이션은 특색을 잘 모르겠다. 케이팝을 듣거나 ‘뽀로로’등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한국이다’라는 느낌이 없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다만 두 작품 다 소녀의 모험담을 다뤘다는 점에서 고전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티프를 빌려온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외국에서는 일본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하는 이들이 일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예고편을 봤지만 표절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다소 영향을 받았을지는 모르겠으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콘셉트를 따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상당히 열심히 만든 작품 같다”는 이들도 있었다.

또 어떤 이는 “한국 드라마는 재미와 중독성이 있어 아시아권에서도 인기가 많다. 드라마의 스토리를 쓰는 능력으로 애니메이션에서도 좋은 스토리를 쓸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편 ‘달빛 궁궐’은 다음달 7일 개봉 예정이다. 성우 김서영, 배우 이하늬·권율·김슬기가 더빙을 맡았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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