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작가-원동연 제작자 “지옥의 쇼킹한 비주얼 만날 겁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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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되는 웹툰 ‘神과 함께’… 주호민 작가-원동연 제작자 인터뷰

영화 ‘신과 함께’ 제작을 맡은 원동연 대표(위 사진 왼쪽)와 원작 웹툰 ‘신과 함께’를 그린 주호민 작가. 영화 제작 전부터 독사가 우글대는 삼도천(아래 사진) 같은 웹툰의 상상 속 저승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네이버 제공
영화 ‘신과 함께’ 제작을 맡은 원동연 대표(위 사진 왼쪽)와 원작 웹툰 ‘신과 함께’를 그린 주호민 작가. 영화 제작 전부터 독사가 우글대는 삼도천(아래 사진) 같은 웹툰의 상상 속 저승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네이버 제공
맨발로 칼날 위를 걸어야 하는 ‘도산지옥’, 남에게 베풀지 않은 자들이 똥물과 염산에 들어가는 ‘화탕지옥’은 영화 스크린에서 어떻게 표현될까.

산 사람은 아직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 저승을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52)와 원작 웹툰 ‘신(神)과 함께’ 주호민 작가(35)를 최근 열린 국제 콘텐츠 마켓 ‘서울프로모션플랜(SPP) 2016’에서 만났다.

‘신과 함께’는 현대화된 저승을 배경으로 평범한 남자 김자홍과 저승의 일곱 지옥에서 그를 변호하는 진기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웹툰이다. 영화 ‘미스터 고’의 김용화 감독이 내년 7월 개봉을 목표로 영화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공한 웹툰을 영화로 제작하는 것은 원작 작가와 제작자 모두에게 부담이다. 더군다나 연재(2010∼2012년) 당시 조회수 1위를 기록한 ‘국민 웹툰’이라면 부담은 배가 될 터. 저승 삼차사 강림, 해원맥, 덕춘 역에는 각각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가, 평범남 김자홍 역에는 차태현, 염라대왕 역에는 이정재가 캐스팅됐다.

“원작 팬들이 ‘제발 원작을 망치지 마세요’라고 댓글을 달 때마다 등장인물과 닮았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해야겠다는 부담이 있었죠.”(원 대표)

“덕분에 캐스팅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특히 가택을 지키는 전통신 ‘성주신’ 역으로 캐스팅된 마동석 씨를 보면 어느 누구도 집에 침입할 수 없겠더라고요.”(주 작가)

영화의 관심사는 무엇보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하는 저승의 모습이다. 웹툰에서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귀엽게’ 표현된 저승을 화면으로 설득력 있게 구현해내는 것이 원 대표의 큰 숙제다.

“딜레마예요. 저승의 엄정한 단죄가 표현돼야 하는데 너무 무섭게 표현하면 모든 관객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무비’로는 부적합해요. 일곱 개 지옥과 형벌에 변별력과 개성을 유지할 예정이에요.”(원 대표)

“김 감독님이 대표로 있는 덱스터스튜디오에 견학을 갔을 때 시각효과 아티스트 수십 명이 상상을 화면에 그려내는 것을 보니 의문이 믿음으로 바뀌더군요. 올해 초 초안을 봤는데 ‘이것 참 대단하겠다’는 감탄이 나왔습니다.”(주 작가)

CG 중 가장 공들이는 장면은 군 의문사로 원귀가 된 원 일병과 원귀를 쫓는 저승차사 강림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원 대표는 “대한민국 영화에서 가장 쇼킹한 비주얼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캐스팅과 특수효과에서 화제를 끌고 있지만 두 사람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원작에 깔린 정서다. 누구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 김자홍의 저승 재판 분투기가 그것이다. 영화의 해외 투자자들도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 사후 세계 스토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신과 함께’ 원작이 지닌 가장 큰 힘, ‘보편성’이다.

“화려한 장면도 기대가 되지만 제가 만화를 그리며 가장 마음이 짠했던 부분은 의문사한 원 일병의 어머니가 ‘1인 시위’를 하는 장면이에요. 배우들의 연기로 잘 구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주 작가)

“정서가 배제된 시각 효과는 겉멋에 불과해요. 영화는 많은 부분 각색됐지만 나와 나의 일상이 저승과 내세에서 이어진다는 세계관, 우리의 현재가 미래를 규정한다는 원작의 정서만은 절대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원 대표)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신과 함께#주호민 작가#원동연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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