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서점가 매진 돌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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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맨부커상 수상]온-오프라인서 수천권씩 팔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17일 진열된 한강의 ‘채식주의자’. 교보문고는 이날 전국 지점에서 ‘채식주의자’ 4500권이 모두 팔려 동이 나자 일단 한강의 다른 작품들로 진열대를 채웠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17일 진열된 한강의 ‘채식주의자’. 교보문고는 이날 전국 지점에서 ‘채식주의자’ 4500권이 모두 팔려 동이 나자 일단 한강의 다른 작품들로 진열대를 채웠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한강 씨(46)의 맨부커상 수상에 대해 문학계와 독자들은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인 쾌거라며 기뻐했다. 세계적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드러냈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드라마, 팝 등 대중문화로 형성된 한류의 물줄기에 문학도 동참하게 됐다. 한국 작가가 해외에 수월하게 진출할 디딤돌이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과 미국에서는 ‘채식주의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과거에는 외국에 한국 작가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작가를 소개해 달라며 각국 출판사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 원장은 “미국 영국 프랑스는 물론이고 러시아 체코 폴란드 등의 출판사에서 실력 있는 작가의 책을 내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한국 작가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며 “문학에서 이룬 성취가 인문, 사회과학 등으로도 이어져 세계적인 책이 나오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침체된 문학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채식주의자’의 판권을 수출한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한국 작가가 세계적인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많은 작가가 해외에 적극 진출하고 독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면 국내 문학계에 활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자들도 수상을 축하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무크를 제치고 상을 받다니. 어찌나 기쁘던지 눈물이 핑 돌더라”, “소설은 잘 안 읽지만 기념 삼아, 축하 삼아 ‘채식주의자’는 한 권 사야겠다” 등 축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독일 교포는 “김정은 소식이 1면을 장식하던 독일 신문들 속에서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이 가득 보여 참 반갑다”고 썼다.

‘채식주의자’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교보문고에서는 17일 하루 만에 4500여 권이 판매돼 전국 지점의 책이 모두 동났다. 책을 사고 싶다는 고객의 문의도 빗발쳤다. ‘소년이 온다’ ‘바람이 분다, 가라’ 등 한 씨의 다른 작품도 800여 권이 나갔다. ‘채식주의자’는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 6900권 넘게 팔렸다. 판매량이 전날의 38배로 급증한 것. 알라딘에서도 하루 만에 3500여 권이 판매됐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채식주의자#한강#맨부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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