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칸영화제 왔더니 올해 부산영화제가 정말 열리냐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6일 2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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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프랑스 칸에서 만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내정자는 양복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그는 “내일 출국인데 영화를 많이 못 봤다”며 “해외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 ‘올해 영화제에 꼭 오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칸=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6일 프랑스 칸에서 만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내정자는 양복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그는 “내일 출국인데 영화를 많이 못 봤다”며 “해외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 ‘올해 영화제에 꼭 오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칸=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칸국제영화제에 와서 해외 영화인들을 만나보니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정말 열리냐’는 질문을 꼭 하더군요. 그들에게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잘 열릴 거라는 믿음을 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내정자(79)는 “영화제에 와서 이렇게 영화를 못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해외 영화제 관계자들과 미팅이 계속 있다”고 했다. 1996년~2001년 영화제 집행위원장, 2001년 이후 현재까지 명예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은 부산시와 영화제가 9일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위촉하기로 합의하면서 영화제 첫 민간 조직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전까지 조직위원장은 당연직으로 부산시장이 맡아왔으며, 김 위원장은 24일 부산에서 열리는 임시 총회에서 관련 정관이 개정된 뒤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나 역시 영화제 운영이나 최근의 파행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니 조직위원장 직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생각해 고사했었다”는 그는 “영화제 창설자 입장에서 칸영화제를 넘기면 올해 영화제 개최가 정말로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오니 어쩔 수가 없었다”며 “올해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 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면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정관 개정을 해내는 것이 저의 두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강수연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칸 영화제 직전까지 부산시와 조직위원장 인선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아 영화제 비행기 표를 취소하기도 했었다“며 급박했던 협의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까지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최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에 대해서는 “불명예스럽게 퇴진을 한 것에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명예회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에서 요구하고 있는 영화제 내부 쇄신에 대해서는 “위원장으로 정식으로 임명된 뒤 구체적인 계획을 낼 것”이라며 “6년 동안 외부에 있으면 영화제에 무엇이 필요한지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조직이든 끊임없는 쇄신이 필요하다. 앞으로 강 집행위원장과 상의해서 쇄신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영화제까지 5개월 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촉박합니다. 파행이 거듭되며 영화제 준비가 늦어진 면도 있죠. 초청 영화의 수와 질 만큼은 예년에 준하도록 유지하려고 합니다. 영화제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칸=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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