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한식, 뉴욕을 깜짝 놀라게 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 경연
한국대표로 참가 셰프 5인의 각오

미국 뉴욕에서 다음 달 9∼13일에 열리는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 행사에 참석하는 최현석, 장진모, 임정식, 유현수, 강민구 셰프(왼쪽부터).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미국 뉴욕에서 다음 달 9∼13일에 열리는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 행사에 참석하는 최현석, 장진모, 임정식, 유현수, 강민구 셰프(왼쪽부터).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외국인에게 한 상차림을 내주고 숟가락, 젓가락을 주려는 게 아닙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쓰는 그들에게 ‘친절한 한식’을 소개하고 싶습니다.”(강민구 셰프)

한국의 인기 요리사 5명이 다음 달 9∼1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미식 행사인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에서 특별 저녁 만찬으로 한식을 선보인다. 매년 세계 유명 요리사들이 참가해 요리의 독창성과 맛을 기준으로 상위 50개의 훌륭한 식당을 가리는 이 행사는 ‘미식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세계 요리사들을 대상으로 한식 저녁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뭉친 강민구, 유현수, 임정식, 장진모, 최현석 셰프는 9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다음 달 9∼11일 ‘코리아NYC 디너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만찬에서 한식 재료를 재해석한 독특한 요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 요리가 낯선 외국인들을 위해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뉴욕의 레스토랑 ‘블랑카’ ‘블루힐’ 등과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최 셰프는 “이탈리아 요리에 간장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식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선보일 요리의 주제는 ‘발효’다. 장(醬)이나 식초, 장아찌 등 다양한 채식 위주의 한국식 발효음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요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 셰프는 “외국인에게 고추장, 된장을 설명하기 어려운데, 세계의 요리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장을 활용한 음식을 선보일 기회가 생겼다”며 “미슐랭 식당에 한국 장독이 놓일 만큼 장이 대중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중 몇몇은 다양한 식재료를 소개하기 위해 울릉도와 강화도 등을 찾았다. 고로쇠 수액이나 말린 삼나물, 고기나물 등을 현지에 가져가 요리할 예정이다. 장 셰프는 “그동안 한식을 소개할 땐 불고기나 김치 등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몇 가지로만 소통했다”며 “다양한 재료와 독특한 조리법을 연구해 한식의 잠재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다섯 명의 요리사는 외국인에게 낯설지 않은 ‘친절한 한식’을 선보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강 셰프는 “한식의 정수(精髓)를 소개하되, 우리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친숙하게 스며들 수 있는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셰프는 “흔히 생각하는 한국 음식의 정체성은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에 가깝다”며 “맵거나 짜지 않고, 조합이 잘된 이 시대의 새로운 한식을 선보일 때”라고 강조했다.

저녁 만찬 행사가 끝난 다음 날인 다음 달 12일에는 새로운 한식을 의미하는 ‘뉴 코리안’과 발효를 주제로 ‘50 베스트 토크 콘퍼런스’가 이어진다. 강, 임 셰프가 연사로 나서 한국식 발효음식이 외국의 발효음식인 피클 등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소개한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미식계의 오스카상#코리아nyc 디너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