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터 의학, 신학 등 사회의 다양한 정책과 통계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점검


이걸 보면 오바마는 확실히 사회주의의 나락으로 떨어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포물선 그래프<그림 [2]>처럼 생겼을 수도 있다.
이 그래프에서 번영도가 가장 높은 지점은 미국은 스웨덴 쪽으로, 스웨덴은 미국 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니 스웨덴은 복지를 줄이고 미국은 강화하는 것이 옳다. ‘큰 정부는 무조건 나쁘고 작은 정부는 무조건 좋다’는 식의 선형적 사고보다 비선형적 사고가 현실에 가까울 때가 많다.
특정 학력평가에서 높은 평균 성적을 거두는 학교 중에는 왜 학생수가 적은 곳이 많을까. 작은 학교들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우연히 몇 명만 있어도 평균 점수가 확 올라가기 때문이다. 반면 큰 학교는 그런 학생들이 소수 있어도 전체 평균에 녹아들기 때문에 점수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 동전을 100번 던져서 앞면이 60번 나온 것보다 1000번 던져서 538번 나온 것에 더 놀라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동전을 많이 던질수록 앞면의 비율이 50%에 더 가까워지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시험 운용 결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펀드에 투자했는데, 실제 수익률은 중간 수준의 펀드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는 출시 전의 높은 수익률이 ‘발생확률이 낮은 사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시험 운용 과정에서 수익률이 보통인(발생확률이 높은) 다른 펀드들이 출시가 안 되고 사라졌을 뿐이다.
공정한 수단처럼 여겨지는 다수결은 사실 허점이 매우 많다. 국가 재정에 대해 국민의 3분의 1은 지출을 줄이지 않고 증세에 동의, 3분의 1은 증세에 반대하고 국방비 삭감에만 동의, 3분의 1은 증세에 반대하고 의료지출 삭감에만 동의한다고 치자. 3분의 2가 증세에 반대하므로 증세는 부결된다. 그러나 국방비나 의료지출 삭감도 각각 반대가 3분의 2이므로 부결된다. 이도저도 못하는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다.
저자는 “수학은 우리에게 원칙적인 방식에 따라 확신하지 않을 방법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수학과 통계를 들이미는 각종 정치적 주장과 광고, 예측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 곰곰이 따져 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