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탈출하려면…우선 현실 직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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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1일 11시 40분


◇착한 사람들의 나쁜 사회/권경우 저/생각의 힘

세상은 단순하지 않고 사건은 단일하지 않다. 사건은 항상 ‘사건들’로 얽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건들의 층위와 위상을 맥락적으로 사유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선과 악, 옳고 그름의 이분법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대한 훨씬 복잡한 시선을 회복해야 한다. 진실은 그 너머에 있다. 그리고 각자도생이 아닌 애통하고 분노하는 이들과의 연대로 그 너머에 닿을 수 있다.

이 책은 문화연구자와 비평가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성북문화재단에서 문화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지역사회와 문화예술생태계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권경우의 칼럼과 비평을 모은 것이다.

정치와 사회, 인문학과 철학, 대중문화와 예술, 청년담론과 대학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관점은 일관되어 있다. 저자는 우선 ‘헬조선’으로 명명되는 사회를 직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진단이 없다면 잘못된 출구를 찾게 된다.

저자가 생각하는 출구는 정치나 경제 등 개별 영역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철학 등을 포괄하는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은 곧 분절된 삶이 아니라 통합적 관점의 삶을 일상에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의 1부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는 주로 사회적 문제에 관해 쓴 글들로, 세월호 참사, 세 모녀 자살 사건, 인천 어린이집 원아 폭행사건 등을 다뤘다. 2부 ‘나는 대한민국이 아니다’는 인문학과 대중문화에 관해 언급했다. 3부 ‘대학에서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에서는 청년담론과 대학사회와 관련된 글을 묶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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