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즐기자” 한 블록 전체 둘러싼 대기 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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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XSW 밤 달군 한국의 음악… “시각 요소 결합한 유니크한 공연”
두배 커진 규모 폭발적 성장 확인

16일 밤(현지 시간) 미국 오스틴 시내 클럽 더 벨몬트에서 열린 ‘케이팝의 밤’ 행사에서 환호를 받는 여성 그룹 마마무.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16일 밤(현지 시간) 미국 오스틴 시내 클럽 더 벨몬트에서 열린 ‘케이팝의 밤’ 행사에서 환호를 받는 여성 그룹 마마무.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모든 것은 밑바닥에서 시작합니다.… 저도 이 자리에 이르렀습니다만, 놀라운 기적은 백악관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미셸 오바마)

16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내 컨벤션센터 3층 볼룸에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의 음악 박람회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뮤직 페스티벌의 기조연설자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다. 앞서 11일 SXSW 인터랙티브 페스티벌 기조연설자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 데 이어 SXSW가 또 한 명의 VVIP를 모신 셈이다.

SXSW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50팀의 음악인이 참가하는 인디 음악 축제로 시작한 SXSW가 대통령 부처까지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대중문화와 첨단기술에 대한 열린 자세 덕분이었다.

미셸 여사는 이날 백악관에서 시작한 소녀들의 교육 기회 확대를 촉구하는 캠페인 ‘렛 걸스 런’을 홍보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진행자 퀸 라티파, 래퍼 미시 엘리엇, 작곡가 다이앤 워런, 배우 소피아 부시까지 4명의 성공한 여성이 미셸 여사를 지원하기 위해 대담에 함께했다.

SXSW와 미셸 여사의 이야기는 마치 이날 밤 오스틴 시내 클럽 ‘더 벨몬트’에서 열린 ‘케이팝의 밤’ 행사를 위한 수사(修辭)인 듯했다. 2013년부터 매년 SXSW에서 열린 케이팝의 밤은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다. 올해 케이팝의 밤은 지난 3년에 비해 정확히 두 배 커진 규모를 자랑했다. 공연장은 600석 규모에서 1200석 규모로 늘었고, 바이바이배드맨, 피해의식, 러브엑스테레오, 마마무, 하임, 딘, 자이언티의 폭발적이면서도 안정된 공연에 객석 분위기는 끓는점 가까이로 치달았다.

이날 만난 제임스 마이너 SXSW 뮤직 페스티벌 총감독은 “SXSW 내에서 케이팝의 성장은 폭발적이다. 유니크한 데다 노력파이며 시각적 요소까지 절묘하게 결합하는 케이팝 공연의 경쟁력은 이제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더 벨몬트 밖에는 케이팝의 밤 시작 11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현지인들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오후가 되자 이미 한 블록 전체가 케이팝의 밤을 보기 위한 대기 줄로 가득 찼다.

같은 시간 시내 곳곳에서 열린 100개의 공연 중 케이팝을 택한 현지 관객의 뜨거운 관심은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부터 걸그룹 마마무까지 고르게 닿았다. 마마무를 보기 위해 낮부터 줄을 섰다는 텍사스의 케이팝 팬 데이비드 린든 씨(32)는 “지역 축제인 SXSW의 성장처럼 케이팝의 음악과 공연은 늘 우리를 놀라게 한다. 내년 케이팝의 밤에 누가 오든 다시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임희윤 기자 imi@donga.com
#sxsw#뮤직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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