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절터, 역사의 숨결을 찾아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일 05시 45분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흔적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충남 보령의 성주사지. 삼층석탑과 뒷쪽에 보이는 오층석탑 모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흔적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충남 보령의 성주사지. 삼층석탑과 뒷쪽에 보이는 오층석탑 모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한국관광공사 선정 ‘3월 가볼 만한 곳’

다가오는 봄향기와 함께 역사의 숨결 느껴볼까. 꽃 소식이 남녘부터 시나브로 올라오는 3월, 한결 따스해진 햇살과 함께 나가는 봄나들이로 오랜 세월의 자취가 담긴 옛 절터는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지금은 사라진 옛 절터-폐사지를 찾아서’ 라는 테마 아래 ‘3월 가볼 만한 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 여유롭고 온화한 남한강 절터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원주는 남한강 인근에는 흥법사지, 거돈사지, 법천사지 등 신라 시대 창건해 임진왜란 때 사라진 폐사지가 여럿 있다. 세 곳 모두 고려 시대 왕의 스승인 국사가 머물던 사찰이다. 비록 건물은 사라졌지만 탑과 탑비 등이 남아 고려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폐사지의 고즈넉한 정취는 발굴과 복원이 끝난 거돈사지가 가장 뛰어나다.

● 하늘재 절경과 어울리는 충주 미륵대원지, 청룡사지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충주에는 역사 여행지로 좋은 사찰 터 두 곳이 있다. 우선 미륵대원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 아래에 있다. 북쪽 월악산을 바라보는 석불에는 마의태자와 얽힌 전설이 있다. 청룡사지에는 섬세한 조각이 돋보이는 보각국사 혼수의 부도가 있다.

● 자연과 어울린 쌍사자 석등 있는 곳, 합천 영암사지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로)

영암사지는 여느 절터처럼 석탑과 석등 같은 문화유산이 남아있지만 절집의 내력은 자세히 밝혀진 것이 없다. 절터가 기암절벽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아름다운 쌍사자 석등이 이곳을 대표하는 유물이다. 정상 부근까지 차로 갈 수 있는 해발 1000m가 넘는 황매산 해발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제법 아름답다.

● 허물어진 절터에서 온기를 느끼다, 보령 성주사지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사지길)

보령 성주사지는 크고 유서 깊은 절터다. 국보 1점, 보물 3점의 유물이 있다. 폐사지의 외형만 봐도 번창했을 당시 규모가 짐작된다. 국보8호인 낭혜화상탑비는 무염대사를 기리기 위해 최치원이 비문을 지었다.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과 삼층석탑 등도 절터에 있다. 성주산자연휴양림, 개화예술공원, 보령석탄박물관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로 떠나는 시간 여행, 양주 회암사지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길)

양주에는 고려 중기에 지어져 조선 중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측되는 회암사지가 있다. 태조 이성계는 스승으로 모시던 무학대사를 회암사 주지로 보내고 자주 찾았으며, 왕위에서 물러난 뒤 이곳에 머물렀다. 이색의 ‘목은집’에 실린 ‘천보산회암사수조기’를 바탕으로 복원한 절 모형은 회암사지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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