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제주에 닻 내린 MCM, ‘특별한 체험’을 선물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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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MCM이 제주시 연동에 문을 연 콘셉트 스토어 ‘오션 언리미티드’의 야경. 바다를 모티브로 매장을 꾸며 소비자들이 바다 속을 탐험하는 기분이 들도록 했다. 오중석 사진작가 제공
이달 중순 MCM이 제주시 연동에 문을 연 콘셉트 스토어 ‘오션 언리미티드’의 야경. 바다를 모티브로 매장을 꾸며 소비자들이 바다 속을 탐험하는 기분이 들도록 했다. 오중석 사진작가 제공
이달 중순 제주 제주시 연동에 문을 연 MCM ‘오션 언리미티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다녀오고서 기자는 MCM을 다시 보게 됐다.

매장의 외부는 바다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MCM 로고의 월계수 패턴 사이로 은은하게 퍼져 나가는 모습이었다. MCM이 해석한 제주의 바다였다.

매장 입구는 해변을, 매장 내부는 바닷속으로 구현했다. 거대한 선박과 파도의 물결을 형상화한 선반 위에 MCM의 ‘밀라’ 라인 핸드백들이 놓여 있었다. 질감 좋은 가죽 소재에 로고가 작게 하나만 있는 하늘색, 연분홍색, 노란색 토트백들은 새로운 MCM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었다. 이 토트백에는 별도의 줄을 달아서 크로스백 형태로 멜 수도 있었다.

매장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니, 이번엔 MCM이 코카콜라, 래퍼인 윌아이엠과 함께 론칭한 ‘에코 사이클’ 라인의 가방들이 있었다. 에코 사이클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다. 코카콜라 페트병에서 실을 뽑아 리사이클 캔버스 소재를 만들어 가방으로 만들었다. 각 가방에는 제작에 활용된 코카콜라 페트병 수를 표시한 라벨이 붙어 있었다.

MCM ‘오션 언리미티드’ 매장 앞 콘셉트카를 탄 배우 김나영 씨.
MCM ‘오션 언리미티드’ 매장 앞 콘셉트카를 탄 배우 김나영 씨.
이날 만난 패션 사진가 오중석 씨는 MCM의 ‘바이오닉’ 라인 백팩을 메고 있었다. ‘지오닉’이라는 소재에 미래적 디자인을 더해 ‘스타워즈’나 ‘에일리언’ 시리즈물을 좋아하는 남성이라면 탐낼 만한 배낭이었다. 제품들의 가격대도 100만 원대가 많아 예상보다 비쌌다.

갈색 가죽에 MCM 로고가 가득 새겨진 가방만 머릿속에 들어있던 기자에게 MCM의 첫 제주 플래그십 스토어는, MCM의 요즘 상품들은 모두 ‘충격’에 가까웠다.

어쩌면 이것이 MCM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전 세계 36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각국에서 명품 대접을 해 주는 MCM은 유독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잘 모르는’ 브랜드일 수 있는 것이다.

독일 브랜드였던 MCM은 1991년 성주그룹이 첫 라이선스 계약 이후 2005년 독일 본사를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해 ‘가방에 세계를 담다: MCM의 비상’이라는
MCM ‘오션 언리미티드’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모습.
MCM ‘오션 언리미티드’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모습.
제목의 기사에서 “MCM이 에르메스와 루이뷔통을 잇는 ‘새로운 잇백’”이라고 전했다. “밀레니엄 세대들은 더이상 구태의연하고 오만한 명품이 아닌, 좀 더 재미있고 기능적인 럭셔리를 원한다”면서 “MCM은 모빌리티, 유니섹스 제품 등 ‘글로벌 노마드적 삶의 태도’를 선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MCM을 ‘뉴 스쿨 럭셔리(New School Luxury·새로운 명품)’로 천명했다. 뉴 스쿨 럭셔리는 명품이 하나의 상품을 넘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로 실현되는 개념이다. 기존의 명품이 가격, 브랜드 전통과 역사를 통해 인지돼 왔다면 MCM이 제시하는 ‘새로운 명품’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는 제품이다. 일례로 MCM이 캐주얼의 대명사로 통하던 백팩을 명품화한 전례를 두고 유럽에서는 “샤넬이 우리에게 한 손의 자유를 줬다면 MCM은 두 손의 자유를 선사했다”고 평가한다.

MCM은 새로운 밀레니엄 세대 소비자들을 ‘MCM 시티즌’이라고 칭한다. 이들에게 가정은 내가 즐기고 쉴 수 있는 곳이며, 일은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놀이터이다. 그렇기에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은 독특하지만 편안함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한다. MCM은 각국의 콘셉트 있는 매장을 통해 이 ‘새로운 명품’의 ‘특별한 경험’을 설파하고 나섰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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