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로 대전 즐기기]깨끗한 도심·안전한 교통… 이젠 관광의 명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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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철도 개통 8년

개통 8년째를 맞은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지금까지 열차로 인한 인명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나눔행사를 갖고 있다.
개통 8년째를 맞은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지금까지 열차로 인한 인명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나눔행사를 갖고 있다.
대전을 방문했다면 한 번쯤 대전도시철도에 몸을 맡겨보자. 청결하면서도 테마가 있는 역사(驛舍), 수도권 등에 비해 객차 폭은 좁지만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개통 8년 동안 단 한 번의 인명사고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내공도 느껴보자.

인구는 1% 증가, 이용객은 75% 증가

이달 17일로 개통 8주년을 맞은 대전도시철도(1호선 22개 역)는 8년 동안 단 한 건의 열차 사망사고가 없었다. 안전을 최우선하는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시민들의 교통복지·이동권 확대와 접근성 증대로 인한 지역 간 균형발전을 가져온 것도 물론이다.

2007년 4월 17일 1호선 전 구간 개통 이후 17일 현재 대전도시철도의 누적 이용객은 3억106만 명이다. 대전시민(153만 명) 1명당 200회 이상 이용했다는 얘기다.

연도별 이용객도 2007년 개통 원년 2334만 명이던 것이 2009년 3412만 명, 2011년 3768만 명,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000만 명(4087만 명)을 넘어섰다. 개통 원년에 비하면 인구증가율(0.2∼1.3%)에 비해 이용객이 무려 75% 늘어난 셈이다. 그만큼 도시철도를 시민들이 사랑한다는 얘기다.

개통 8주년, 인사 사고 한 건도 없어

개통 8년째 운행 실적은 1491만2154km. 지구둘레(약 4만 km)로 따지면 372바퀴나 돈 것이고, 지구에서 달까지 19회 이상 왕복한 거리를 무사고로 순항했다. 이 같은 성과 때문에 2011년에는 교통안전공단이 국내 8개 철도기관 중 사고나 고장이 없는 ‘가장 안전한 철도’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결과 뒤에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는 평가다. 무사고 운행은 열차장애분석과 개선, 작업안전수칙 정비 등 안전업무 표준화, 심야 종합 모의훈련, 비상대응훈련 등 반복적이고 집중력 있는 교육과 훈련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신설된 국민안전처는 대전도시철도에 최초로 기관 표창을 하기도 했다.

대전도시철도는 안전하고 쾌적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22개 역 주변마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대전도시철도는 안전하고 쾌적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22개 역 주변마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문화와 힐링이 있는 공간

대전도시철도 열차와 22개 역사는 마치 카페와도 같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임신부 전용석’을 설치하고 최근에는 휠체어, 유모차 전용공간에 안전벨트까지 설치해 이용객의 편의와 안전수준을 높였다. 또 역사 공간을 공연, 전시, 문화 이벤트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꾸미고 ‘볼거리’와 역사 내 편의점·커피점 조성 등도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만들었다.

시청역과 유성온천역에는 상설 전문공연장이 마련돼 있으며 서대전네거리역에는 어르신을 위한 ‘라지 볼 탁구장’까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댄스경연대회는 대전도시철도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유성온천역에는 천년 역사의 온천지역답게 건강부스를 설치해 이용객들이 자발적으로 질병 측정과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시책으로 대전도시철도공사는 2013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대중교통 경영 및 서비스 평가’에서 국내 철도·도시철도 가운데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수익성도 개선했다.

박상덕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은 “개통 후 현재까지 무사고 운행 유지로 시민과 고객안전을 지켜온 것이 가장 큰 의미이자 보람”이라며 “믿고 탈 만한 도시철도로 안전한 사회, 안전한 대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대전도시철도 1호선타고 구석구석… 유성온천역에 내려 힐링에 빠져볼까 ▼

대전에서 반나절쯤 시간을 내 쾌적한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대전 구석구석을 즐겨보는 것도 재미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에는 모두 22개 역이 있다. 역마다 나름대로 고유의 특색을 갖고 있다. 도시철도역에서 내려 주변의 멋집, 맛집, 그리고 볼거리를 찾아다니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 보자.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연장 승리를 이끌어낸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리면 싱싱한 해산물이 넘실대는 노은농수산물시장이 있다. 산지에서 직접 공수해 수족관에서 노니는 생물을 직접 골라 시장 안에서 조리한다.

유성온천역은 힐링 역이다. 10여 개의 온천탕에서 몸을 개운하게 한 뒤 주변 식당을 찾아보자. 황산옥을 비롯해 전주복집, 유성복집, 금수복집, 경성복집 등 복요리 전문점이 많다. 유성시장 안에 있는 고모네생태탕도 맛이 그윽하다.

5월 1일부터 14일까지 관광주간에는 유성온천역에서 200m쯤 떨어진 야외족욕탕에서 총 11개 팀이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이 매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중구청역이나 중앙로역에서 내리면 중구 은행동과 대흥동, 선화동을 찾아 옛 번화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전 최고 도심이었지만 충남도청과 대전시청, 경찰청 등의 이전으로 공동화를 맞았다. 하지만 낙후되고 촌스럽던 거리가 최근 젊은 예술가들의 노력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50, 60년 된 전통 맛집과 건물, 화랑, 소극장, 카페 등이 즐비하다. 전통 한식의 맛이 살아 있는 고려회관과 송원, 두부두루치기로 유명한 광천식당과 청양식당, 1980년대 국내 컨트리뮤직을 이끌었던 가수 이정명 씨가 운영하는 LP음반의 팔로미노 등이 있다. 중앙로역 근처에 있는 한밭칼국수와 대전갈비도 유명하다.

가요 ‘대전블루스’의 태생지인 대전역에 내리면 일제강점기 건축 양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소제동 철도관사촌이 있다. 중앙시장 내 문화빵과 순대집골목, 60년 전통의 소머리국밥과 개성만두집도 정겹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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