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아이들의 ‘왜’에 석학들이 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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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김희정 옮김/376쪽·1만4800원·부키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야?”

“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게 되면 아기가 태어나는 거란다.”

“사랑하면 왜 아기가 생기는 건데?”

이런 대화.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은 부모님과 주고받았던 질문과 대답 아닐까. 순수한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신기하고 궁금한 것투성이다. 아이들의 질문을 마주한 어른들은 마치 정답을 아는 듯 대답하지만, 사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렇게 답하는 것이 맞나’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건데 이유를 물어보니 답을 못 하겠네’라며 고민하거나 당황하기 일쑤다.

저자인 제마 엘윈 해리스는 두 살배기 아들을 뒀다. 아들의 수백 가지 질문에 과연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10곳의 도움을 받았다. 만 4∼12세 아이들에게 가장 궁금한 게 무엇인지 역으로 직접 물어보러 나선 것이다.

“피는 왜 빨갛죠?” “원숭이는 왜 바나나를 좋아해요?” “사람은 왜 화장실을 가야 하나요?” “밤이 되면 왜 어두워져요?” “코끼리의 코는 왜 긴가요?” 하나같이 어른들의 시각에선 너무 당연해 ‘왜’라는 의문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렇게 모은 100여 개의 질문을 각 분야 전문가에게 보냈고, 전문가들은 나름대로의 설명을 전해왔다.

“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라는 질문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잠자리에 들고 나면 뇌는 정말 이상하고, 신기한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하지요. 깨어 있을 때 놓쳤던 것을 꿈에서 다시 한 번 되짚으며 혹시 손상된 부분이 있으면 치유도 하고, 정말 원하는 일이 일어나도록 해보기도 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두려움 같은 것들도 들춰 보는 겁니다.(중략) 꿈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완전한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아이들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질문에 언어학자이자 미디어 학자인 놈 촘스키를 비롯해 여러 전문가가 내놓는 답변이 흥미롭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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