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설선물]소비자 신뢰 위해 까다로운 참나무 재배 고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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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농원’ 표고버섯

전남 강진군 칠량면 두메산골에서 25년째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안정균 청림농원 대표가 표고버섯 중에 으뜸인 백화고를 소개하고 있다. 강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남 강진군 칠량면 두메산골에서 25년째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안정균 청림농원 대표가 표고버섯 중에 으뜸인 백화고를 소개하고 있다. 강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924년 발간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버섯 중 첫째가 표고, 둘째는 송이, 셋째를 능이라고 했다. 그만큼 표고버섯은 버섯 가운데 으뜸으로 여기며 귀한 대접을 받아 왔다. 풍부한 영양성분으로 음식의 맛을 더하면서 산성 체질을 중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기(氣)를 다스리는 데도 탁월하다.

전남 강진군 칠량면 모재골 청림농원(㈜참농인)은 82만5000m²(약 25만 평) 산자락에서 맑은 공기와 맥반석 계곡물로 친환경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는 버섯을 25년째 생산하고 있다. 원목에 표고를 키우는 것보다 톱밥배지(일명 포터) 방식으로 인공시설을 갖춰 재배하면 빠르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맛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청림농원을 이끄는 안정균 대표(67)는 표고버섯 특유의 맛과 향을 얻기 위해 아직도 참나무에 종균을 접종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생산량과 경제성을 따지면 포터 방식이 맞겠지만 안 씨는 버섯에도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어야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이 만들어진다는 신념 때문에 손이 많이 가고 수확량도 떨어지는 참나무 원목 종균 방식에 매달리고 있다. 그는 소비자 신뢰를 쌓기 위해 처음으로 생산자와의 실명제를 도입하고 표고버섯 소포장 제품을 선보였다. 신지식농업인 선정, 산업훈포장 수상,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자랑스런 전남인상, 강진군민의상 등 굵직한 이력만으로도 그 안에 깃든 노력을 알 수 있다.

표고채와 표고버섯가루, 조미료가 들어있는 청림농원 선물세트.
표고채와 표고버섯가루, 조미료가 들어있는 청림농원 선물세트.
표고버섯은 바람이나 햇볕 및 온습도의 영향에 따라 버섯 갓의 표면이 트는데 이때 흰 부분이 많이 거북등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것이 ‘백화고’다. 모진 바람을 견디고 눈비를 맞지 않고 자라 그만큼 귀하다. 무게에 따라 14만5000원(370g)부터 45만 원(1.2kg)짜리 세트가 있다. ‘흑화고’는 백화고 중 조금 덜 하얗게 피어 검은 부분이 더 많은 버섯이다. 일년 중 봄과 가을에 두 번 수확하는데 햇빛을 많이 받고 자라기 때문에 버섯의 속이 꽉 차 육질이 두툼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7만 원(380g)에서 17만 원(1kg) 세트까지 4종이 있다. ‘동고’는 연중 생산이 가능한 가장 대중적인 버섯이다. 갓의 형태가 반구형으로 말려 있고 짙은 갈색빛이다. 흑화고보다 쫄깃함이 적지만 부드러운 육질과 은은한 향이 난다. 380g짜리 세트가 6만 원.

표고버섯은 햇볕을 쬐면 비타민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생표고보다는 마른 표고가 향과 맛이 좋다. 안 대표는 표고버섯뿐만 아니라 이를 천연 가공한 표고분말, 표고버섯 조미료를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표고버섯 조미료는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기술지원으로 만들어진 신개념의 상품. 유기농 표고버섯과 남해안 청정지역의 다시마 멸치 새우 양파 마늘 함초소금 등을 혼합해 만든다. 화학 성분과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은 천연 조미료의 맛과 향이 빼어난 것이 특징. 60g짜리 6개가 들어 있는 세트가 4만5000원. 백화고 흑화고 동고 상황버섯 표고절편 표고가루 등 여러 종류의 상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는 4만8000원부터 13만 원까지 다양하다. 배송은 무료. 문의 061-433-6826, www.clf.kr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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