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설선물]알싸한 맛, 바다를 품은 향, 겨울철 입맛 되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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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 갓김치

전남 여수시 돌산에서 재배한 갓은 해풍을 맞으며 비옥한 알칼리성 토양에서 자라 독특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 돌산에서 재배한 갓은 해풍을 맞으며 비옥한 알칼리성 토양에서 자라 독특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 특산품인 돌산 갓김치는 겨울철 달아난 입맛을 되살려 주는 데 제격이다. 돌산 갓은 알싸하면서 톡 쏘는 맛과 단맛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독특한 맛과 향은 갓에 함유된 시니그린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시니그린은 항균 항암 효과가 있다. 특히 바다를 품은 듯한 향은 겨울철 잃은 미각을 살린다. 갓김치의 원조인 돌산읍은 전국 갓 생산량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지형적 특성이 돌산 갓의 독특한 맛을 만들어냈다. 나비 모양으로 여수의 남동쪽에 위치한 돌산은 원래 섬이었다. 비옥한 알칼리성 토양의 논과 밭이 많아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보급 창고였다. 돌산은 1984년 돌산1대교가 완공되면서 육지화됐지만 해풍이 사면에서 불어오고 겨울에도 따뜻한 섬 기후의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다.

돌산에 신품종 갓이 유입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 국내 토종 갓은 톡 쏘는 맛이 너무 강해 김칫소로만 쓰였다. 돌산에 살던 한 주민이 일본에서 갓 품종을 가져와 재배했다. 돌산 갓은 돌산대교 완공 5년 전인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 재배됐다. 돌산 갓은 해풍을 맞고 자라 향이 강하고 오랫동안 보관해도 무르지 않아 저장성이 좋다. 이런 특성 때문에 돌산 갓김치는 익을수록 맛이 있어 제대로 숙성시켜야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잘 숙성된 갓김치를 돼지고기 고등어와 함께 넣어 찌개로 끓여 먹는 것도 별미다.

전남 여수 돌산 갓 김치는 톡 쏘는 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뤄 입맛을 살려주는 음식이다. 여수지역 갓김치 업체는 고유한 맛을 뽐내는 레시피로 소비자들의 미각을 즐겁게 해준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 돌산 갓 김치는 톡 쏘는 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뤄 입맛을 살려주는 음식이다. 여수지역 갓김치 업체는 고유한 맛을 뽐내는 레시피로 소비자들의 미각을 즐겁게 해준다. 여수시 제공
돌산 갓은 1년에 2, 3회 수확한다. 지난해 생산량은 3만6000t. 돌산갓영농조합법인은 올해 생갓 가격이 kg당 1000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원 조합장은 “돌산 갓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농약을 거의 쓰지 않았고 항암 성분이 풍부한 웰빙 식품”이라고 말했다. 돌산 갓김치를 파는 곳은 여수지역 80개 갓김치 생산업체가 참여하는 돌산갓김치생산자연합회다. 돌산 갓과 김치는 지리적 표시에 등록돼 여수에서 생산된 김치만 돌산 갓이라는 상표를 쓸 수 있다.

여수지역 갓김치 업체마다 각자 맛의 비법을 자랑하는 레시피가 있다. 가격은 kg당 8000원 안팎. 임채준 돌산갓김치생산자연합회장은 “각 업체마다 갓김치에 들어가는 재료가 달라 가격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061-641-7113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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