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스 시저’ ‘자전거-Bye cycle’ 작품상 수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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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함께하는 제51회 동아연극상]


제51회 동아연극상은 대상 수상작을 내지 못한 가운데 명동예술극장의 ‘줄리어스 시저’와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자전거-Bye cycle’이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줄리어스 시저’는 김광보 연출과 시각디자인팀(무대 조명 의상 안무 무술)이 각각 연출상과 시청각디자인상을 받아 3관왕에 올랐다.

올해 예심을 통과해 본심에 오른 작품은 심사위원 추천작 7편을 포함해 모두 23편으로 지난해 38편에서 15편이 줄었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연극계 전체 작품 수가 늘어난 반면 작품성이나 연기력 등 총체적으로 눈에 띄는 작품이 안 보였다. 연극인들이 그만큼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는 총평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연극이 시대적 상황을 담는 예술인 만큼 한국 사회의 현실을 잘 녹여낸 작품들이 일부 보인 것은 나름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로마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권좌에 오르려던 시저가 피살된 뒤 살아남은 권력자들이 벌이는 갈등을 묵직하게 그려낸 연극 ‘줄리어스 시저’(위쪽 사진)와 역사적 상흔과 집단적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한 연극 ‘자전거-Bye cycle’(아래 사진). 명동예술극장·극단 성북동비둘기 제공
로마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권좌에 오르려던 시저가 피살된 뒤 살아남은 권력자들이 벌이는 갈등을 묵직하게 그려낸 연극 ‘줄리어스 시저’(위쪽 사진)와 역사적 상흔과 집단적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한 연극 ‘자전거-Bye cycle’(아래 사진). 명동예술극장·극단 성북동비둘기 제공
‘줄리어스 시저’는 올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해 올라간 수많은 작품 중 유독 도드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고전을 동시대적으로 잘 풀어냈으며 시대정신을 잘 드러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작품은 로마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옥좌에 오르려는 시저가 피살된 뒤 살아남은 권력자들이 벌이는 갈등을 그렸다. 정치권력을 놓고 벌이는 배신과 다툼의 모습에서 ‘역사는 똑같이 반복된다’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던지는 작품이다.

함께 작품상을 받게 된 ‘자전거-Bye cycle’은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가장 적었던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원작의 핵심적인 부분을 제대로 재해석했다”며 “이상하리만큼 2014년 한국 사회의 모습과 작품 속 내용이 제대로 맞아떨어져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평했다. 오태석 작가의 희곡 ‘자전거’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윤서기란 인물의 사적인 기억과 6·25전쟁 당시 마을 사람들이 등기소에서 집단으로 불에 타 학살된 역사적 사건을 통해 마을 공동체의 숨겨진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사위원들은 “세월호 사고 등으로 충격을 받았던 관객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고 했다.

연기상은 ‘먼 데서 오는 여자’에서 주인공 여자 역을 맡은 이연규 씨와 ‘홍도’에서 홍도 역을 맡은 양영미 씨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두 배우 모두 발군의 연기력으로 작품 속 캐릭터를 제대로 잘 살려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새개념연극상은 주요섭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소리 ‘추물’과 ‘살인’에서 예술감독 및 작창을 맡은 이자람 씨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판소리가 연극에 녹아들어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펼쳐 보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며 “연극의 지평을 넓혔고, 올 한 해 한국 연극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호평했다.

신인연출상은 ‘죽음과 소녀’ ‘추물’ ‘살인’을 연출한 박지혜 씨, 희곡상은 ‘환도열차’의 장우재 씨가 받는다. 시청각디자인상은 ‘줄리어스 시저’의 시각디자인팀이 단체로 받게 됐다. 심사위원들은 “양철을 이용해 작품의 주제가 된 권력의 힘을 시각적으로 잘 구현해 냈다”며 “무대 자체가 역동적이었고 무대 조명과 의상을 비롯한 모든 앙상블이 조화로웠다”고 평했다.

유인촌신인연기상은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에서 막내아들 빌리 역을 맡은 이재균 씨와 ‘추물’에서 언년이 역을 맡은 김소진 씨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은 연극 ‘별무리’ 등의 대본을 번역한 번역가 성수정 씨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국내 소개된 해외 작품의 80%가량을 번역한 번역가”라며 “본인이 직접 발로 뛰며 해외 작품을 발굴하고 저작권 문제까지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등 연극계에 공헌한 바가 크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1월 26일 열릴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줄리어스 시저#자전거#동아연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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