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대표 성희롱-인사 전횡”… 사무국 직원 17명 익명 호소문 발칵
정명훈 감독, 상의없이 자선독주회… 朴대표 발언으로 논란 일기도
내년 재단법인 출범 10년을 앞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분란을 겪고 있다.
2일 서울시향은 사무국 직원 27명 중 17명이 익명으로 낸 호소문으로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박현정 대표(52)의 성희롱을 비롯한 인권 유린, 인사 전횡 등을 주장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호소문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한 직원은 이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호소문 내용을 접하고 직원들이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17명이 익명으로 호소문을 냈다고 해서 누가 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눈치를 보며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17명의 직원은 호소문에서 박 대표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월급에서 까겠다. 장기라도 팔아야지” “미니스커트 입고 네 다리로라도 나가서 음반 팔면 좋겠다” “술집마담 하면 잘할 것 같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울시에 박 대표의 파면과 인사 전횡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박 대표는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 마케팅전략그룹장(전무),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 등을 지낸 뒤 지난해 2월 서울시향 첫 여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3일 오전 10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대표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고, 2일 오전 11시 30분경 직원을 통해 “내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얘기를 하겠다”는 입장만 알려왔다.
정명훈 예술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서울시향의 미래에 불안한 요소다. 정 감독은 2006년 취임 이후 서울시향이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향 측은 지난달 티켓 판매를 시작한 2015년 서울시향 공연 스케줄에서 정 감독이 총 9개 공연에서 지휘를 맡는 걸로 돼 있어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서울시의회 서울시향 행정감사에서는 이달 예정인 정 감독의 피아노 자선 독주회 활동에 대해 박 대표가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발언해 규정 위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서울시향 운영 규정 8조에 따르면 예술감독 등 단원 및 직원들은 국내에서 비영리활동을 함에 있어 사전에 대표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와 관련해 시의회는 10일 정 감독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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