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2015년 출범 10년 앞두고 시끌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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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대표 성희롱-인사 전횡”… 사무국 직원 17명 익명 호소문 발칵
정명훈 감독, 상의없이 자선독주회… 朴대표 발언으로 논란 일기도

사무국 직원들과 대표의 갈등으로 파문에 휩싸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2012년 정기공연. 동아일보DB
사무국 직원들과 대표의 갈등으로 파문에 휩싸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2012년 정기공연. 동아일보DB
내년 재단법인 출범 10년을 앞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분란을 겪고 있다.

2일 서울시향은 사무국 직원 27명 중 17명이 익명으로 낸 호소문으로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박현정 대표(52)의 성희롱을 비롯한 인권 유린, 인사 전횡 등을 주장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호소문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한 직원은 이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호소문 내용을 접하고 직원들이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17명이 익명으로 호소문을 냈다고 해서 누가 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눈치를 보며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17명의 직원은 호소문에서 박 대표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월급에서 까겠다. 장기라도 팔아야지” “미니스커트 입고 네 다리로라도 나가서 음반 팔면 좋겠다” “술집마담 하면 잘할 것 같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울시에 박 대표의 파면과 인사 전횡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박 대표는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 마케팅전략그룹장(전무),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 등을 지낸 뒤 지난해 2월 서울시향 첫 여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3일 오전 10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대표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고, 2일 오전 11시 30분경 직원을 통해 “내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얘기를 하겠다”는 입장만 알려왔다.

정명훈 예술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서울시향의 미래에 불안한 요소다. 정 감독은 2006년 취임 이후 서울시향이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향 측은 지난달 티켓 판매를 시작한 2015년 서울시향 공연 스케줄에서 정 감독이 총 9개 공연에서 지휘를 맡는 걸로 돼 있어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서울시의회 서울시향 행정감사에서는 이달 예정인 정 감독의 피아노 자선 독주회 활동에 대해 박 대표가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발언해 규정 위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서울시향 운영 규정 8조에 따르면 예술감독 등 단원 및 직원들은 국내에서 비영리활동을 함에 있어 사전에 대표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와 관련해 시의회는 10일 정 감독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서울시향#박현정#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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