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삶 살았던 여장남자의 1인 35역 모노드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연극 ‘나는 나의 아내다’

연극 ‘나는 나의 아내다’는 드라마 같은 실제 인물의 삶을 통해 역사와 존재를 사실적으로 짚어낸다. 두산아트센터 제공
연극 ‘나는 나의 아내다’는 드라마 같은 실제 인물의 삶을 통해 역사와 존재를 사실적으로 짚어낸다. 두산아트센터 제공
한 여자 혹은 한 남자가 있다. 여장 남자인 샤로테는 동베를린 출신으로, 나치 시대와 동독 사회주의 체제를 겪은 인물이다. 작가 더그는 샤로테의 인생을 연극으로 만들기 위해 그를 인터뷰하고, 잊혀졌던 역사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음 달 2일 시작하는 연극 ‘나는 나의 아내다’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실제 인물을 소재로 만든 1인 35역의 모노드라마다. 샤로테는 자신과 어머니를 핍박하는 나치당원 아버지를 살해하고 소년원에 수감된다. 소년원은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고 샤로테는 이를 틈타 탈옥한다. 1890년대 생산한 축음기, 시계, 가구를 수집해 만든 그의 박물관 지하는 동성애자들의 비밀 아지트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반전을 거듭하는 그의 인생이 다큐멘터리 같은 구성을 통해 펼쳐지면서 개인에게 드리운 역사성을 짚어낸다.

10대부터 70대까지를 연기하고, 홀로 두 시간을 끌고 가야 하는 만큼 배우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다. 언어 연기는 물론이고 신체 연기도 뛰어난 지현준이 단독으로 무대에 올라 온몸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변신한다. 지현준은 이 작품으로 2013년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 2013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독특한 몸의 사용과 실험적인 무대로 알려진 강량원이 연출했다. 지난해 첫 공연에 비해 35명의 캐릭터를 더욱 또렷하게 구축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량원은 “어느 곳에 속하길 간절히 원했지만 평생 내쳐졌던 한 사람을 통해 인정하고 보듬어 안기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했다.

12월 2∼27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3만 원. 1544-1555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나는 나의 아내다#모노드라마#지현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