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퍼거슨이 말하는 EPL… 축구에 스며있는 生의 진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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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퍼거슨 나의 이야기/알렉스 퍼거슨 지음·임지현 옮김/456쪽·2만3000원·문학사상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축구스타 28인/김현민 지음/608쪽·1만9500원·원앤원스타일
◇논어를 축구로 풀다/장원재 지음/328쪽·1만7000원·북앤피플

영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불리는 알렉스 퍼거슨의 두 번째 자서전이다. 자기 축구 인생의 황금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감독으로 보낸 시기를 회고했다. 지난해 영국에서 출간됐을 때 큰 화제가 됐다.

맨유에서 세계 최고 선수가 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스카우트와 이적에 얽힌 뒷얘기나, 영국의 ‘국민 왼발잡이’ 데이비드 베컴과의 불화 등 축구팬이라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솔직한 회고로 가득하다. 로이 킨, 뤼트 판 니스텔로이, 웨인 루니 같은 쟁쟁한 스타들의 재능을 빛나게 하면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권위의 중심은 감독의 사무실”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퍼거슨을 왜 최고의 승부사라고 부르는지 절로 알 수 있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특별한 사람)이라고 칭하는 조제 모리뉴 첼시 감독을 ‘스페셜 라이벌’로 칭한 장에서는 냉철한 승부 세계에서 꽃핀 감독들의 우정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을 언급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울 테다. 퍼거슨은 박지성의 활동량과 수비력을 높게 평가하며 그라운드의 ‘약탈자’로 부르고, 그가 이적한 후 그의 빈자리를 몹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감독보다는 선수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축구스타 28인’이 더 끌리는 책이다. 축구 전문 사이트 ‘골닷컴’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메시와 호나우두, 이브라히모비치, 수아레스, 손흥민 등 축구 스타 28인의 인생과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이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인 명장면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도 수록했다.

‘논어를 축구로 풀다’는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이자 열렬한 축구팬인 저자가 논어를 축구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한국 축구사의 명장면과 브라질 월드컵 예선 과정을 논어 구절에 빗대 복기한 2, 3장은 우리가 ‘축구’라고 부르는 공차기에 스며 있는 생의 진리를 돌아보게 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상대국과 우리 축구의 인연을 되짚고 조별 예선 통과 가능성을 점친 마지막 장도 흥미롭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축구스타 28인#알렉스 퍼거슨 나의 이야기#논어를 축구로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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