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들의 소설가’ 챈들러 서간집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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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작가-독자 등에 쓴 편지 68통 엮어

레이먼드 챈들러
레이먼드 챈들러
미국 하드보일드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1888∼1959)는 ‘소설가들의 소설가’다. 스티븐 킹은 챈들러를 읽으면서 명료한 글쓰기를 공부했다고 고백했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소설은 챈들러와 도스토옙스키를 한 권에 담는 것”이라고 했다.

신간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북스피어·사진)는 챈들러가 작가, 감독, 편집자, 독자에게 쓴 편지 68통을 엮은 서간집이다. 자신의 글쓰기 방식, 글을 써서 먹고 살아가는 것의 의미, 추리소설의 가치에 대한 견해가 담겼다.

“스타일은 작가가 시간을 들여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하지만 개성이 있다 해도 종이에 개성을 반영하려면 다른 무언가를 생각해 내야만 합니다. 그런 점이 아무리 ‘만들어진 작가들’의 시대라 해도 내가 여전히 작가를 만들 수는 없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1947년 3월 8일 독자 로버트 호건에게 쓴 편지)

‘어떻게 범죄소설을 쓰게 됐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지금 현재 하려고 하는 일 앞에서 다시 아이가 된다. 작가에게 지금 도움이 되는 것은 열정과 겸손함 뿐이다”라고 답했다. 애거사 크리스티, 헤밍웨이, 존 딕슨 카의 작품에 대한 비판, 투병 중인 아내에게 헌정할 작품을 못 쓴 회한도 엿보인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챈들러#하드보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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