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멤버 최성원“환갑에 DJ 데뷔했습니다 허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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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멤버 최성원 KBS 제주 라디오서 음악프로 맡아
“신변잡담 위주 요즘 방송 아쉬움… 올드팝서 인디음악까지 고루 소개”

1일 오후 제주 제주시 KBS 제주방송총국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시험 방송 중인 들국화 멤버 최성원. 최성원 제공
1일 오후 제주 제주시 KBS 제주방송총국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시험 방송 중인 들국화 멤버 최성원. 최성원 제공
밴드 ‘들국화’의 멤버 최성원(60)이 라디오 DJ가 된다.

최성원은 7일부터 KBS 제주 2라디오(제주시 일원 91.9MHz, 서귀포시 일원 89.7MHz)에서 방송되는 새 음악 프로그램 ‘제주도의 푸른 밤, 최성원입니다’(월∼금 오후 8시 10분∼9시) 진행을 맡았다.

2011년부터 서귀포시에 살고 있는 최성원은 3일 오후 전화 통화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솔로 히트곡 ‘제주도의 푸른 밤’)를 제목으로 한 프로그램에 내 이름까지 걸고 음악 방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분이 좋다. 환갑에 데뷔한 DJ는 나뿐일 것”이라면서 웃었다. 최성원이 TV, 라디오를 막론하고 진행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프로의 시그널 음악도 ‘제주도의 푸른 밤’이다. 최성원의 원곡을 새로 편곡해 지난해 들국화 새 음반에 담았던 ‘제주도의…’의 전주 부분에 주인영 담당 PD가 파도 소리를 섞어서 완성했다.

최성원은 “요새 대부분의 라디오 음악 방송이 신변잡기 토크 위주로 가는 데 커다란 아쉬움을 느낀다”며 “올드 팝부터 최신 팝, 옛 가요부터 홍익대 앞 인디 음악까지 경계를 가르지 않고 좋은 음악만 선곡해 트는 방송으로 이끌겠다”고 했다.

“말주변은 없지만 좋은 음악을 잘 소개하는 데 집중해야죠. 진행이 익숙해지면 통기타도 좀 치고 건반도 치면서 라이브를 들려줄 생각도 있습니다.”

그는 “제주에 공연하러 오는 육지의 좋은 음악인들은 반드시 스튜디오에 초청하고 싶다. 1년에 서너 차례는 제주 지역의 인디 음악인을 초대해 축제 형식의 공개방송을 열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원은 지난해 들국화 드러머 주찬권의 별세 이후 그룹 활동을 잠시 접고 서귀포에 칩거하며 작곡 활동에 집중해왔다. “제주도가 밤에는 참 외로운 동네여서 책을 보거나 라디오를 많이 들어요. 1970년대 동아방송 ‘0시의 다이얼’ 시절부터 라디오는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방향을 제시해 왔죠. TV에서 배척되던 들국화도 1980년대 라디오에서 많이 소개돼 알려졌어요. 우리 프로도 세간의 유행이나 평에 상관없이 특이하고 좋은 곡을 소개하는 방송을 하려 합니다.” 프로그램은 KBS제주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외 어디서나 생방송으로 들을 수 있다.

들국화 활동은 언제 재개될까. 최성원은 “올해 안에 신곡이 10개쯤 담긴 ‘최성원 3집’을 내는 걸 목표로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들국화 활동에 대해선 아직 전인권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당분간 쉬면서 방송 진행과 작곡에 몰두하고 싶다”고 했다. 최성원의 마지막 솔로 앨범(2집·1990년)이 발표된 것은 24년 전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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