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긴장돼 떨렸지만… 재떨이는 날아다니지 않았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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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시’ 한국공연 앞둔 日 아이돌 스타 미조바타 준페이 인터뷰

미조바타 준페이는 “무술을 해 본 적이 없어 3개월간 따로 연습했다”며 “무술도 무술이지만 기모노를 입고 아름답게 움직여야 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나모토 가쓰미 제공
미조바타 준페이는 “무술을 해 본 적이 없어 3개월간 따로 연습했다”며 “무술도 무술이지만 기모노를 입고 아름답게 움직여야 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나모토 가쓰미 제공
“연습 첫째 날과 둘째 날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장 떨렸던 순간이었습니다. ‘저 녀석 안 되겠다’ ‘너무 못하네’ 이런 말을 들을까 봐 정말 불안했습니다. 해외 공연도 있다는 말에 처음에는 도망치고 싶었다니까요.”

일본의 아이돌 스타 미조바타 준페이(溝端淳平·25)는 연극 ‘무사시’ 연습 초기를 이렇게 떠올렸다. 그는 일본 드라마 ‘버저비트’ ‘보스’, 영화 ‘하프 웨이’ ‘기린의 날개’ 등에 출연했으며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개봉된 영화 ‘황금을 안고 튀어라’에 동방신기의 최강창민과 함께 출연했다.

21∼23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무사시’ 공연을 앞두고 미조바타 준페이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무사시’는 17세기 실존했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와 라이벌 사사키 고지로가 벌이는 결투를 그린 작품. 일본 연극의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79)가 연출했다. 그는 고지로 역을 맡았다.

니나가와 연출은 연습 도중 재떨이가 날아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말 그런지 물었다.

“니나가와 선생님은 말씀을 별로 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더 무서웠어요. 언제 어떤 말씀을 하실지 몰라 긴장하게 되는 거 있잖아요. 저를 제외하고는 모든 배우들이 ‘무사시’ 초연 때부터 같은 배역을 맡고 있어 저만 잘하면 됐거든요. 선생님이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가르쳐주셨어요. 그러고는 말씀하셨죠. ‘하이에나처럼 무사시에게 덤벼드는 마음을 잊지 마라’고요.”

그는 너무 진지하고 요령 있게 처신하지 못하는 점이 고지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국공연에 앞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공연을 했다.

“언어는 달랐지만 싱가포르 관객들이 빨려 들어온다는 걸 느꼈습니다. 연극은 단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는 마지막 장면과 대사에 가장 큰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스포일러가 된다며 설명을 아꼈다. 그는 케이팝 팬이기도 하다.

“동방신기와 빅뱅을 좋아해 공연을 보러 온 적도 있어요. 동방신기의 창민 씨와는 영화를 같이 찍으면서 가까워졌고, JYJ의 재중 씨와도 친해요. 두 친구가 ‘무사시’를 보러 와 주면 좋을 텐데 다들 바쁘겠죠?”

그는 연극과 영화, 드라마 등 장르 구분 없이 자유롭게 연기하며 늘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좋은 작품이라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가리지 않고 출연하고 싶어요. 제 연기를 보는 분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어요.” 3만∼7만 원. 02-2005-0114
       
▼ 전설적 두 검객 마지막 승부… 英 “유머-해학 깃든 걸작” 호평 ▼
2009년 초연 ‘무사시’는 어떤 작품?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고지로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린 연극 ‘무사시’. LG아트센터 제공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고지로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린 연극 ‘무사시’. LG아트센터 제공
2009년 초연된 ‘무사시’는 일본 연극의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가 연출하고 일본의 ‘국민 극작가’로 불리는 이노우에 히사시가 쓴 극본으로 만든 작품이다.

60여 차례의 시합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무사시는 1612년 천재 검객으로 불렸던 고지로와의 결투에서 승리한다. 고지로는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노우에는 고지로가 살아남았다고 상상한다. 이 작품은 복수의 칼을 간 고지로가 무사시를 찾아가 최후의 승부를 벌이는 3일간을 그렸다. 2010년 영국 바비칸센터 등 해외 공연에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동시에 유머와 해학이 깃든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막이 오른 후 3분 안에 관객들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니나가와의 지론. 강렬하고 황홀한 무대를 강조해 ‘눈의 연극’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2011년에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니나가와의 작품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무사시#미조바타 준페이#니나가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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