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잔스포츠’ 창업 히피들의 천방지축 성공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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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본능을 깨워라/스킵 요웰 지음·이채령 옮김/287쪽·1만5000원·푸르메

히피(Hippie)는 자유인이다. ‘자신의 이유대로 사는 사람들’이다. 물질만능주의와 기존의 사회통념, 질서 따위에 숨막혀 한다. 맨발에 장발 차림으로 인간성 회복을 외치며 자연을 사랑한다. 1967년 여름 그런 미국의 젊은이 10만 명이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새로운 삶의 방식’을 외쳤다. 그들은 베트남전쟁 참전에 반대했고, 개인의 행복과 평화를 꿈꿨다.

그 무렵 머리가 치렁치렁한 3명의 히피가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허름한 창고에서 아웃도어업체 ‘잔스포츠(JANSPORT)’를 창업했다. 그들은 사업이 뭔지도 몰랐다. 그냥 ‘히피식’으로 천방지축 좌충우돌 저지르고 또 저질렀다. 숯불같이 빨갛게 타오르는 ‘모험 열정’, 자신만의 삶을 발견하자는 ‘자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자는 ‘개성’이 이들의 유일한 자산이요, 무기였다.

결국 잔스포츠는 세계적 업체로 우뚝 섰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대부분의 성공요인은 다른 성공기업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사람을 중시한다거나, 팀워크가 뛰어나다거나,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한다는 것들이다. 평생 애프터서비스(AS) 보장도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다른 것은 딱 하나, ‘모험정신’이었다. 창업 히피들은 돈을 꿈꾸지 않았고 성공이나 실패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한 상품이 히트했다고 거기에 머물지 않았다. 그들은 성공하는 순간 곧바로 다른 것을 꿈꿨다. ‘히피정신’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그렇다. 머물면 망한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칭기즈칸). 공을 이루면 떠나야 한다(功成而不居·공성이불거).

창업 히피인 필자는 말한다. “삶은 모험이고 그 길은 미지에 싸여 있다. 당신의 꿈을 따라가라. 머리에 꽃을 꽂은 채 달리고 또 달려라!”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모험본능을 깨워라#잔스포츠#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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