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황지해 “생태주권 알리려 고유 서식종으로 꾸몄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7일 03시 00분


英 3D 미니어처 가든쇼에 ‘독도 정원’ 출품 황지해 디자이너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한국의 토종 식물로 작업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독도의 희귀종으로 미니어처 정원(아래 사진)을 만들어 세계 순회전을 갖는 그는 “미니어처 정원을 실제 정원으로 제작하기 위해 후원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 정원 사진 사진작가 DJ 홍 제공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한국의 토종 식물로 작업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독도의 희귀종으로 미니어처 정원(아래 사진)을 만들어 세계 순회전을 갖는 그는 “미니어처 정원을 실제 정원으로 제작하기 위해 후원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 정원 사진 사진작가 DJ 홍 제공
“독도에만 있는 우리 고유종으로 정원을 만들어 생태 주권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38)가 세계 최초의 3차원(3D) 미니어처 가든쇼에 독도를 주제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 주최로 5∼8일(현지 시간) 런던 트래펄가 광장 스트랜드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미니어처 가든쇼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정원을 실물의 50분의 1 크기인 미니어처로 제작해 선보이는 행사다. 영국과 호주 작가 9명과 황 작가 등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10명이 초청받았다.

황 작가가 출품한 ‘백만 년 전에 날아온 편지-독도’는 섬기린초와 섬초롱꽃을 비롯해 독도와 울릉도에만 자라는 희귀종을 표현한 미니어처 정원이다. 변화무쌍한 인생을 은유하는 파도를 기본 구조로 독도에서 가장 큰 섬인 동도와 서도를 배치한 뒤 식물을 표현했다. 전체적인 구조물은 3D 프린터로 출력하고, 식물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 꾸몄다.

런던에 체류 중인 황 작가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고유종이 독도와 울릉도에만 자라는 현실은 독도가 한반도와 한 몸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독도에만 사는 우리 식물들의 존재가 독도 영유권의 분명한 근거가 되는 셈이죠. 독도는 오래전 우리가 받은 특별한 선물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독도의 특수성과 독도가 지닌 심미적 가치, 아울러 생태 주권의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는 런던 전시가 끝난 뒤 네덜란드 로테르담, 스웨덴 고센버그, 미국 덴버, 인도 뉴델리에서도 미니어처 가든쇼의 순회전을 갖는다. 8월에는 싱가포르 가든페스티벌에 참가하며 10월에는 일본 도쿄에서도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황 작가는 9월 호주 시드니 가든쇼에 초청받았는데 독도 미니어처 정원을 실제 정원으로 만들어 출품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정원 문화가 발달한 영국에서 황 작가는 ‘첼시의 여왕’으로 불린다. 세계 최고 권위의 정원박람회인 ‘첼시 플라워 쇼’에서 한국적인 정원으로 2011년(‘해우소: 마음 비우기’)과 2012년(‘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정원’) 연속으로 1등상을 받았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독도#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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