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한끼 식사? 즐겁고 신선” “오리지널 맛과 멋 풍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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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은 꼭 먹으러만 가는 곳이 아니다. 다채로운 식문화, 색다른 구경거리가 식당의 매력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최근 이렇게 음식 외에 테마파크처럼 즐길거리가 있는 레스토랑, 즉 ‘테마토랑(Theme-taurant)’이 주목받고 있다.

식품기업인 CJ그룹과 SPC그룹이 운영하는 외식공간이 대표적. CJ그룹은 서울 중구 쌍림동에 ‘CJ푸드월드’를, SPC그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패션5’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들 테마토랑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규모나 외식브랜드의 종류 면에서는 CJ푸드월드가 패션5를 압도한다. 반면 패션5는 기존 외식업체와 다른 독특한 공간을 선보였다. 》

CJ푸드월드는 ‘매일 먹는 식사 한 끼도 새롭고 즐거워야 한다’는 콘셉트에 충실한 공간이다. CJ그룹의 외식 계열사인 CJ푸드빌이 운영한다. 2011년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 등의 본사가 있는 CJ제일제당센터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조성됐다. 처음에는 임직원들의 식사 공간으로 만들어졌지만 CJ의 외식 브랜드 음식들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총 면적 4600m², 1100석 규모로 개점한 뒤 250만여 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CJ푸드빌의 17개 외식브랜드가 모두 모여 있지만 백화점의 푸드코트와는 완전히 다르다. 개별 브랜드의 특성에 맞춘 인테리어로 고급화했다. 일행 중에 선호하는 음식이 다른 사람이 있으면 각각 다른 브랜드의 음식을 주문해 한 곳에서 먹을 수 있다.

‘○○○도 CJ계열 외식 브랜드였어?’라는 생각이 드는 브랜드들이 적지 않게 포진해 있다. 비빔밥 전문점인 ‘비비고(bibigo)’, 패밀리 레스토랑‘빕스(VIPS)’, 중식당 ‘차이나 팩토리 익스프레스(China Factory Express)’, 카레집인 ‘로코 커리(Loco Curry)’를 비롯해 시중에서 보기 힘든 CJ의 외식브랜드들도 입점해 있다. CJ제일제당이 밀가루, 설탕 등에 쓰는 ‘백설’브랜드에서 이름을 딴 ‘백설관’은 불고기, 냉면 등 전통음식을, ‘삼호어묵’은 도미살로 만든 오뎅, 구운 오뎅 등을 판다. 유럽식 수제 소지시를 파는 ‘프레시안 델리카트슨’과 버거 레스토랑인 ‘빕스버거’도 있다.

눈도 즐겁다. 주방들이 ‘오픈 키친’ 방식이어서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다. 특히 두부요리 전문점인 ‘행복한 콩’에서는 콩과 간수 외에 아무 것도 넣지 않고 두부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부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 가면 갓 나온 따끈따끈한 두부를 즐길 수 있다. 면 요리집인 ‘제일제면소’에서는 백설 밀가루와 물, 천일염 3가지로만 만든 반죽을 26시간 숙성시켜 국수를 뽑은 뒤 가마솥에 삶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름에 걸맞은 복고풍 인테리어도 눈요깃거리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슈퍼마켓인 ‘프레쉬마켓’에서 식재료를 사거나 1층의 ‘뚜레주르’, ‘투썸커피’에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또 1층에는 벼와 콩 등의 재배 과정을 볼 수 있는 ‘CJ 더 팜(The Farm)’도 들어서 있다. 인공광과 펌프 등이 갖춰진 도심농장으로 3모작을 해 한 해에 150kg의 쌀을 생산한다. 1953년 설탕 생산으로 출발한 CJ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공간도 있다. CJ푸드월드는 CJ제일제당센터와 경북 포항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국 베이징 리두 등 4곳에 자리잡고 있다.

패션5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을 표방한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이 운영한다. CJ푸드월드와 달리 SPC그룹이 주력으로 하는 외식 브랜드가 아니라 SPC그룹의 브랜드 이미지를 나타내는 새로운 외식 브랜드로 채운 게 특징이다.

패션5의 외식공간은 모두 5개층(총 면적 3500m²). 2007년 처음 지었을 때에는 1층의 디저트 카페인 ‘패션5’가 유명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피자 레스토랑인 ‘베라 나폴리’(3층)와 키즈카페인 ‘쁘띠5’(4층)도 조용한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이 점차 늘고 있다.

베라 나폴리의 베라(Vera)는 이탈리아어로 ‘진짜’라는 뜻. 이 곳은 피자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남부도시 나폴리식의 피자를 선보인다. 피자를 굽는 화덕부터 피자를 만드는 법에 이르기까지 나폴리피자협회에서 인증을 받아 ‘진짜 나폴리 피자’에 가까운 맛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운세를 점치는 나폴리의 숫자놀이인 ‘톰볼라(Tombola)’ 그림이나 이탈리아 고유의 독특한 문양도 볼거리다. 나무도마와 피자 커터, 앞치마, 유리물병, 이탈리아 전통 문양의 카드와 에코백 등 나폴리를 느낄 수 있는 소품도 판매하고 있다.

‘쁘띠5’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 ‘초코 베이비치노’ ‘바나나 베이비치노’ ‘오렌지 베이비 스무디’ 등 유아전용 음료를 판다. 자연 목재로 만든 놀이기구와 덴마크의 블록 완구 등을 갖춘 놀이공간도 있어 아이 때문에 외식하기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가기에 좋다. 상상 속의 케이크 만들기,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 짓기 등 아이들을 위한 요리 교실인 ‘프띠 셰프’ 프로그램도 여기서 진행된다.

1층의 패션5는 ‘살아 있는 빵공장’의 느낌이다. 대형 벽돌가마에서 빵이 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각국의 특색 있는 빵은 물론이고 수제 초콜릿과 푸딩, 젤라토 등을 맛볼 수 있다. 2층에 있는 아탈리아 레스토랑 ‘라뜰리에(L'atelier)’에는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유명 예술가를 콘셉트로 디자인한 소품들이 가득하다.

지하 1층의 ‘팔러(Parlour)’는 응접실이라는 뜻에 걸맞게 살롱 분위기를 풍긴다. 고급의상실을 나타내는 패션용어 ‘오트 쿠튀르’에서 따온 ‘오트 쿠티(Haute Cou-tea)’라는 메뉴는 영국식 애프터눈 티. 프랑스의 차 브랜드인 쿠스미(KUSMI)의 차와 엄선된 쿠키, 스콘, 미니 샌드위치 등을 맛볼 수 있다. 점심에는 브런치 뷔페도 이용할 수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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