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아이들 고민 풀어주는 ‘힐링 만화’

◇마인드 스쿨 1. 자신감이 필요해!
천근아 기획·네온비 글/도도 그림/212쪽·9500원/고릴라박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일이더라도, 그 당시에는 더없이 무거운 돌덩이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가 두려운 소심한 아이, 같은 반 친구에게 사사건건 괴롭힘 당하는 아이도 어떻게 이 어둠을 헤쳐 나갈지 앞이 캄캄하다.

내성적인 초등학생 솔이는 외모에 자신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잘하는 일도 없다. 예쁘고 똑똑하고 집도 잘사는 세라와 짝이 되면서 난처한 일이 잇달아 생긴다. 솔이는 ‘공주님 옷 빌려 입은 시녀’라는 말을 듣고 학교에서 뛰쳐나왔다가 찻길로 뛰어드는 개를 구한 뒤 생활이 조금씩 바뀌어간다.

평범한 소년 대기는 반에서 가장 덩치가 큰 강한이에게 번번이 괴롭힘을 당한다. 어느 날, 드라마 ‘시크릿가든’처럼 강한이와 대기의 영혼이 바뀌었다. 상대방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또 다른 가르침을 준다. 대기가 된 강한이는 대기의 괴로운 마음을 깨닫게 되고, 강한이가 된 대기는 폭력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다.

인성 만화를 표방한 ‘마인드 스쿨’ 시리즈는 기획 단계에서 인터넷과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아이들이 겪는 문제와 고민거리들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제를 정하고, 권마다 작가를 달리한다.

아이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겪는 일상생활을 명랑하게 그리면서도 ‘아, 저런 상황에 처하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고 감성적으로 받아들여지도록 이끈다. 교훈을 강요하지 않고, 재미도 있다. 아이가 완벽하기를 강요하는 부잣집 엄마, 뭔가 부족한 듯한 주인공을 좋아하는 멋진 친구와 그 친구를 좋아하는 악역처럼 뻔한 설정은 아쉽다.

천근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가 정리한 문제 해결 노하우를 책의 말미에 별도로 정리해 실었다. 왕따 문제를 다룬 3권이 이달 중순 출간될 예정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