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이맘때 민둥산의 해 저물녘, 키다리 억새가 금빛 군무를 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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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을 등에 지고 느릿느릿 한걸음씩 산으로 오르면,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66만 m²(약 20만 평) 광활한 능선 위로 키다리 억새가 은빛 물결을 휘몰아치며 출렁인다.
강원 정선군 민둥산(1119m) 억새 군락지.
바람 타고 살랑거리는 억새 군락이 파도 같다.힘든 것도 잊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대부분 ‘으악새’로 알고 있지만 가수 고복수의 노래 ‘짝사랑’ 가사이다. 으악새는 억새의 ‘경기 사투리’다.
민둥산 은빛 억새는 백두대간으로 저물어가는 주황색 빛에 의해 금빛 억새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는다. 등반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민둥산은 능선이 완만해 가족 산행코스로 인기.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함백산, 지장산, 가리왕산, 백운산, 태백산. 어느쪽을 쳐다봐도 절경이다. 눈 호강이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금빛 억새의 군무가 숨어 있었구나.

강원 정선 민둥산에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억새#가을#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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